금융당국 "당장은 괜찮지만, 잠재적 위험요인 부각"…DTI 완화는 "그래도 안돼"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는 가운데 집단대출이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리 금융시스템 전반에 당장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잠재적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집중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현재 0.74%를 기록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2분기 들어서도 지속적인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3월 분기 말의 특성상 일시적으로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다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체율 상승의 주범은 집단대출이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아지게 되고, 돈까지 빌려 비싼 집에 들어가야 하는 구매자들이 입주를 거부하면서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기준 아파트 집단대출 금액은 전체 주택담보대출(약 303조원)의 1/3 수준인 98조5000억원이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 말 현재 1.7%로 1년 전 1.25%에 비해 1년 새 0.45%포인트나 급증했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0.85%)의 2배 수준에 달한 것이다.
특히 집단대출은 한번 연체가 생기면 소송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 해결이 잘 안 된다.
물론 현재 연체 수준이 금융사의 건전성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여러 지표들을 볼 때 전체 시스템 측면에서는 아직 안정적"이라며 "담보대출 문제도 건설사의 보증이나 다 지어진 아파트가 있다는 측면에서는 신용대출보다 리스크가 적다"고 밝혔다.
실제 집단대출 중 부실 위험이 높은 중도금 대출은 30조원 정도로 전체 가계대출(약 45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그러나 집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 파괴력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거래가 끊겨 원금 상환 자체가 힘들어지는데다 담보가치도 떨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전체로 부실을 확산시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 해도 다시 떨어질 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가격이 내려가는 게 이상적"이라며 "결국 이자만 내면서 거치기간을 연장해가는 대출 관행 자체가 바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즉 집값 상승분이 이자비용을 내고도 남았던 과거와 달리 부동산으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빚을 털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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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이 급속도로 무너져 채무자들이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거나 팔더라도 값이 형편없어 빚을 못 갚게 되면 연쇄부실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대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을 살리자고 금융사 건전성 규제 장치를 건드린다면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TI 완화 주장은 새로운 수요를 끌어와서 '하우스 푸어'를 살리자는 것인데 돈 있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DTI가 문제 안 된다"며 "결국 대출 받아서 시장을 떠받치라는 것인데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