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손해 없이 평생 노후보장"

"주택연금 손해 없이 평생 노후보장"

권다희 기자
2016.02.01 03:25

[머투초대석]"주택 실수요 올해도 꾸준할 것"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이 평균 40.6%인데 한국은 21.2%밖에 안 됩니다. 소득대체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공적 수단이 현재로선 주택연금입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만 60세에 접어든 베이비부머 대부분이 집 한 채는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평균 81.9%에 달해 노후생활을 위해선 부동산 활용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김재천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 사장은 주택연금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덜 알려졌다며 아쉬워했다.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 가입자수는 6500명으로1년 전 대비 가입자수 증가폭이 30% 늘었으나 아직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주금공은 지난해말 기준 2만9000명인 전체 주택연금 가입자수를 2020년에 14만명, 2030명에 33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가 고령층 가계부채 해결과 소득 창출, 소비진작 등을 위해 주택연금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면서 주택연금을 담당하는 주금공의 역할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오는 3월부터는 활용도가 더 커진 주택연금 3종세트가 출시된다. 김 사장을 만나 주택연금의 역할과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들었다.

주택금융공사 김재천 사장 인터뷰
주택금융공사 김재천 사장 인터뷰

-주택연금 3종세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첫째는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대출을 갚고 나머지 돈을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주택을 구입할 때 주금공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서 훗날 주택연금에 가입하겠다고 약정하면 금리를 깎아준다는 것이다. 셋째는 저소득층의 경우 연금을 더 많이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했을 때 지급받는 연금이 너무 적다는 비판도 있다.

▶집을 직접 팔고 나머지 돈으로 노후생활하는 것이 낫다는 지적이 있는게 사실이다. 문제는 집을 판 뒤에도 어떤 형식으로든 거주할 집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집 팔고 남은 돈을 스스로 잘 운용할 수 있다면 주택연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이런 재테크 전문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자산 운용에 대한 고민 없이 죽을 때까지 평생 일정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일찍 죽으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주택연금액은 매년 기대수명과 집값 상승률. 금리 등에 따라 정해진다. 기대수명보다 오래 사는 사람은 평생동안 자신이 맡긴 집의 가치보다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어 이득이다. 기대수명보다 일찍 죽는 사람들은 연금을 지급하고 남은 집의 가치가 자녀에게 상속되니 손해는 보지 않는다. 수명에 관계없이 주택연금에 가입해 손해볼 일은 없다는 말이다.

-주택연금을 그런 식으로 운영하면 주금공은 손실을 입게 되는데.

▶손실 나는 부분은 보증료 수입으로 메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주금공에 초기에 집값의 1.5%, 매년 0.75%의 보증료를 내야 한다. 펀드나 퇴직연금 등에 가입하면 수수료를 내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보증료는 주택연금 운영을 위한 재원으로 쓰인다. 보험에서 보험료 총액과 지급할 보험금 총액을 맞추는 수지상등의 원칙이 주택연금에도 적용돼 보증료 수입은 남기지 않고 주택연금 가입자들에게 연금으로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기대수명과 집값 상승률, 금리를 반영해 주택연금 지급액을 재산정한다. 주금공에서 적자가 나면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니 손해가 나지 않도록 하자는 거다. 다만 초기 보증료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어 올해부터는 초기 보증료 부담을 생애 전반으로 분산시킬 계획이다.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때 주택연금 가입을 약정하면 대출금리가 어느 정도 깎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20bp(0.02%포인트) 안팎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논의해봐야 한다. 보금자리론 연계 주택연금에서 중요한 것은 대출금리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젊었을 때는 10~20년 장기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원리금을 갚아나가고 나이 든 후엔 그 집을 맡기고 매월 일정액씩 연금을 타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갚는 것이 훗날 연금을 확보하는 의미도 갖게 되는 것이다.

-저소득층에게 주택연금을 더 지급하게 되면 이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나.

▶정부 기금에서 예산을 받아 집행하게 된다. 보금자리론도 저소득층에겐 대출금리를 깎아주는데 이 재원 역시 정부 기금에서 돈을 받아 해결하고 있다.

-주택연금이 처음 출시된게 2007년이다. 가입자 입장에서 손해가 없는데도 생각만큼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설문조사를 해보면 주택연금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이 80%가 넘는다, 하지만 실제로 주택연금이 어떻게 운영되고 자신에게 어떤 혜택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 주택연금의 장점을 더 많이 알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아직도 집을 잡혀 돈을 타 쓴다는데 대해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집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이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하면 남은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면 훗날 부동산시장에 매물이 크게 늘어나는 것 아닌가.

▶아직은 주택연금 가입지가 많지 않고 제도가 도입된지 10년도 안 돼 주택연금 가입자 중 사망자가 거의 없어 주택 처분이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주택연금 가입자가 늘어나고 시간이 흘러 사망하는 가입자가 많아지면 주택 처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 현재 연구를 진행 중인데 장기적으로 다른 제도를 구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시장이 지난해 잠깐 살아났다 다시 주춤해졌다. 올해는 어떻게 보나.

▶올해는 지난해만큼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띠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최근에도 보금자리론 신청이 꾸준한 것을 보면 실수요는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택 임대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는데 월세를 내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보금자리론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자산 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 지금 주택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고 보지 않으며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크게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구구조 변화로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상당히 장기적인 변수다. 지금 당장 일어하고 있는 임대시장의 변화가 주택시장에는 당장 더 큰 영향이 있다. 임대시장이 월세와 반전세 중심으로 바뀌면 젊은층에서 주택을 사는 쪽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다. 3억원짜리 전세집이 2억원 보증금을 내고 매달 50만원씩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바뀌면 매월 내는 50만원은 그냥 사라지는 돈이 된다. 게다가 전세는 구하기도 힘든데다 집값과 별 차이도 없다. 그렇다면 차라리 10~15년 만기로 대출을 받아 매달 월세 내는 비용을 원리금 상환에 쓰는 게 낫다는 판단이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보금자리론 신청이 예상보다 많았는데 이런 추세가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소유하고 있는 주택으로 훗날 노후생활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젊은층의 주택 구매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안심전환대출로 주금공이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기도 했다. 안심전환대출은 종료됐지만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MBS는 계속 상당한 수준으로 발행돼야 한다.

▶지난해 주금공의 MBS 발행액이 55조원이었다. 통상 연 15~20조원을 발행했는데 안심전환대출로 31조원이 추가 발행됐고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도 늘었다. 약간의 미매각이 있었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지연되는 등 전체적으로 시장여건이 우려했던 것보다 좋아 MBS 물량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매년 20조원 이상의 MBS를 발행해야 하는 만큼 발행여건과 유통시장을 개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올해 만기를 단순화한 MBS를 2000억~3000억원 가량 시범 발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초부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국내 주택시장이나 주금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중국과 미국, 유가 하락 리스크가 복잡하게 얽히며 발생했다. 우선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으로 본다.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괜찮은 편인데다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채권금리가 낮아져 MBS를 발행하는 입장에선 우호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진전되지만 않는다면 오히려 채권시장에서 금리 하락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주택시장 측면에서도 현재 집값이 고평가된 게 아니고 소득수준 대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보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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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업1부 권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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