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쪽짜리 인터넷전문銀에 대한 우려

[기자수첩]반쪽짜리 인터넷전문銀에 대한 우려

이창명 기자
2016.09.08 16:58

KT가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준비법인이 지난달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기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지분을 5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대해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은행법 개정안이 통과될 것으로 믿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고 모든 전략을 세워왔다”며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란 결과는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대표의 기대가 꺾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가 절충안을 시도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19대 국회에 상정됐던 은행법 개정안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는 IT(정보기술) 기업에 대해 지분을 5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율을 최대 50%에서 33.3%로 낮추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

지분 33.3%로도 대주주가 될 수는 있지만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장받는 수준은 아니다. 야당은 19대 국회에서부터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소유 한도 완화를 핵심으로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반대해왔다. 인터넷은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막는 은산분리 원칙이 깨질까 우려하는 것이다. 야당은 현재 여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해본 뒤 은산분리 완화는 차근차근 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차근차근’ 접근하기엔 국내 금융서비스 시장이 너무 뒤처졌다는 점이다. 불과 3년 사이에 중국의 핀테크(기술금융) 수준은 텐센트와 알리페이 등을 앞세워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반면 국내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만한 핀테크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단순한 은행업이 아니라 금융서비스 플랫폼이다. 은행의 입장에서 접근하지 말고 플랫폼 사업자의 입장에서 접근해 금융혁신을 시도하자는게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든 취지였다. IT기업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그저 또 하나의 은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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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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