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캐피탈 렌탈 자산 규제 완화 준비 중
렌터카 연합 "중소회사 보호조치 전무" 반발
캐피탈사 "SK렌터카 등 대형사가 문제… 소비자 이익 늘어날 것"

여신전문금융사의 렌탈 취급 한도 완화를 두고 렌터카 업체와 캐피탈사 간 충돌 조짐이 나타난다. 렌터카 업체는 대형 캐피탈이 시장을 왜곡해 중소형사가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캐피탈 업계는 중소 렌터카 사업자의 경영 어려움은 초대형 렌터카사의 시장 잠식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캐피탈 업권의 렌탈 자산 취급 한도 완화를 검토 중이다. 캐피탈은 자동차·기계·설비 등을 할부·리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다.
금융사인 캐피탈에 자동차를 빌려주는 렌탈업은 '부수업무'다. 여전사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분기 중 전체 렌탈 자산이 리스 자산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제를 적용받는다. 할부·리스라는 금융사 본업에 집중하라는 취지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소비 트렌드는 구독과 렌탈에 집중됐다. 특히 렌탈은 리스보다 세제 혜택이 더 뛰어나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자동차 렌탈 업계는 크게 성장했지만 캐피탈 업권의 리스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돼 왔다.
캐피탈사는 금융위의 규제 완화 검토에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캐피탈사는 자동차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렌탈 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자동차 렌탈은 리스 대비 소비자 보호 규제가 취약한 편인데 금융사인 캐피탈이 렌탈 취급을 늘리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렌터카 업체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렌터카연합회는 지난해 말 발표한 성명서에서 "중소 렌터카 사업자와 달리 여전사는 갖가지 특례와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대규모 렌탈 사업을 확장해 중소 회사 보호장치가 전무화되는 초유의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위험·고금리 여신 상품과 고단가 자동차 금융이 결합 판매되면 낮은 진입장벽으로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렌탈 한도 완화와 부수업무 확대 논의는 전면 보류돼야 한다"고 밝혔다.

캐피탈사는 중소 렌터카사의 경영 악화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등을 중심으로 한 초대형 렌터카 업체가 원인이라고 반박한다. 2024년 말 기준 양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36.3%에 이른다. 정작 여전사들은 중소형 렌터카사의 주력 상품인 단기 렌트 사업은 영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또 렌터카 시장에선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쏘카'를 필두로 한 초단기 대여 위주의 카셰어링 사업자까지 빠르게 점유율을 확장하고 있다. 카셰어링 시장의 1등과 2등인 쏘카와 G카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88.4%, 11.0%로 전체의 99.4%를 차지한다. 이들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중소형 렌터카 업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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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여전사의 첫 렌탈업 진출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우려가 있었으나, 오히려 지난 20년간 렌터카 사업자 수는 2배 이상 증가하고 전체 시장도 크게 확대됐다는 게 캐피탈사 주장이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업계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형사의 경영 악화 원인은 여전사가 아니라 초대형 업체의 시장 지배력 강화"라며 "렌탈 규제 완화는 초대형 렌터카사의 시장 독점을 견제하고, 건전한 경쟁으로 렌탈 요금 할인 등 소비자 이익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