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는 한 업체의 파격적인 채용방식이 입방아에 올랐다.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 유망 스타트업 A사는 아직 대중적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성장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하는 곳 중 하나였다. 최근 투자에도 성공하면서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었다. 개발인력 채용도 이런 일환으로 필요했다.
개발자가 절실한 만큼 '높은 몸값'을 부르는 건 필수였다. 시니어급 개발자들에게 기본급으로 최소 1억원을 내걸었다. 주니어급한테는 최소 5000만원을 제시했다. 여기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성과급 등을 고려하면 흔히 업계 최고로 쳐주는 '네카라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에 못지않은 처우였다. 그러나 사람들을 정말 놀라게 한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듣도 보도 못한 인력영입 방식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A사의 개발자 영입을 추진한 헤드헌터는 우수한 개발자가 많은 한 IT(정보기술)회사로 직접 찾아갔다. 그는 남의 회사 건물 입구에서 대면으로 개발자 모집을 진행했다. 파격적인 조건에 채용한다는 팻말을 세우고 길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듯이 지나가던 타사 직원들에게 명함을 돌리면서 "연락하세요"라며 이직을 제안했다. 이 행위는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상대 회사의 담당자가 제지하기 전까지 지속됐다.
이후 논란이 커지자 개발자를 모집한 A사 대표까지 직접 사과하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대표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구인행위를 사과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실제로 이때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을 시도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현재 스타트업업계가 직면한 개발자 채용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개발자 구인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언제든 비슷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 우수한 인력들이 능력만큼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력 빼가기 형태로 경쟁이 과열되면 개별 기업은 물론 업계 전체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 늦기 전에 업계 전체가 공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고민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