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베일 벗은 초광역특구법...메뉴판식 규제특례·전방위적 정책지원
특구 내 특구기업 '고소득·연구직' 근로시간 예외 적용 조항도 담겨
양대노총 "사회적 대화 무시한 처사...철회 안하면 강력 투쟁" 경고
정부·여당 "법안 처리 시한 못 안 박겠다...사회적 합의 위해 숙의"

더불어민주당이 주 52시간 근로시간 예외 적용의 규제 특례가 담긴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등 특구 인프라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등을 위한 320여개의 메뉴판식 규제특례와 40여개의 전방위적인 정책지원 패키지가 담겼다.
민주당은 노동계 등의 반발을 고려해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를 제외한 별도의 특구법안도 이르면 21일 발의하고 숙의와 토론을 거친 후 최종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메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입법 지원에 나서야 할 집권여당이 눈치보기로 결론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초광역특구법)을 대표 발의했다. 제정안은 특구 내 특구기업의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업무 종사자 중 근로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근로자에 대해선 노사 간 합의를 거쳐 근로시간과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기준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구 내 고소득·연구직 노동자에겐 주 52시간제 예외를 적용하는 특례를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 기간도 현행 1개월에서 최대 6개월로 확대한다.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특구기업은 기간제 근로자와 합의를 통해 현행 2년인 사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연장 기간을 포함한 총 근로기간은 4년을 넘을 수 없다. 또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근로관계를 종료할 경우 이직 준비 등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으로 '공정수당'을 지급하도록 했다.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반도체 공장 건설 등에 필요한 외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분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하지만 개정안에 따르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손자회사가 공동출자법인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다른 투자자와 함께 출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1,298,000원 ▲75,000 +6.13%)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를 제외한 초광역특구법을 21일쯤 발의한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최기상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다. 노동 특례와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확대, 파견근로 허용 업무 확대 등의 부분이 제외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주 52시간 근로시간 특례를 포함해 △메가특구 내 특구기업에 전기를 공급하는 자는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 전기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PPA) △메가특구 입주 기업에 대해 전기요금 최대 50%까지 감면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면제 등의 특례가 추가한 특구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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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복수의 특구법을 주 상임위인 정무위에서 병합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하지만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선 결국 주52시간 예외를 허용하는 박상혁 의원안이 최종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민주노동과 한국노총은 "노동계와의 협의도 끝나지 않은 노동특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적 행태"라며 "일방적인 초광역특구법 발의를 철회하라. 철회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법안을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 대화의 시한을 미리 정하지 않고 충분한 숙의와 토론을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사회적 대화 결과가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와도 긴밀히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근로시간 특례 등을 둘러싸고 각계각층에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의견을 폭넓게 듣고 향후 병합 심사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