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논란에 '회식 금지' 카드 꺼낸 경찰…현장은 "무슨 연관" 불만

잇단 논란에 '회식 금지' 카드 꺼낸 경찰…현장은 "무슨 연관" 불만

민수정 기자, 이지웅 기자, 조유진 기자
2026.08.31 14:45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나 잡아봐라" 온라인 커뮤니티서 조롱글도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실종수사 관련 개선 대책 등을 논의했다./사진=뉴스1.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및 경찰 지휘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 제주 실종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실종수사 관련 개선 대책 등을 논의했다./사진=뉴스1.

경찰청이 잇따른 비위와 부실 수사 논란에 기강 확립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했지만 일선에서는 오히려 조직 사기가 떨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대책임식 통제보다 비위가 반복되는 구조를 손보고 현장 분위기를 추스를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 28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전국 경찰관서에 공직기강 확립과 의무위반 예방을 위한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최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 신고 허위 종결 사건 등 경찰관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와 직무 관련 비위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특별경보 기간에는 관서장 주관 대책회의와 의무위반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한다. 회식은 금지하고 음주도 자제하도록 했으며 각종 행사도 가급적 지양하거나 연기한다. 집중 감찰 활동도 벌인다.

현장에서는 조직 분위기가 한층 무거워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관내 파출소장 A 경감은 "경보 발령 후 개인 일정도 모두 취소했고 매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양을 진행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내색은 하지 않지만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B 경위도 "책잡히는 일 없이 업무를 확실하게 처리하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일부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조직 전체에 묻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회식 금지와 음주 자제가 최근 불거진 문제의 대책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도 함께다.

경남권 소속 C 경사는 "최근 사건은 일부의 잘못인데 13만 경찰 전체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 같다"며 "지휘부가 같은 조직의 일선 직원을 믿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B 경위도 "기강 확립과 회식 금지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이번 경보로 경찰 조직이 평소 회식이 잦다는 오해를 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노조 격인 전국경찰직장협의회도 경보 발령 당일 성명을 내고 연대책임식 조직 통제라고 반발했다. 경찰관만 글을 올릴 수 있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맥주캔 사진과 함께 "나 잡아봐라"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경보를 둘러싼 불만이 표출됐다.

전문가들은 경찰 조직의 자성과 쇄신은 필요하지만 일선 전체를 일률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조치는 경찰이 최근 사건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일선의 비위만 들여다볼 것이 아니라 수뇌부의 지휘·통제와 조직 관리 능력도 함께 점검하고 현장에서 성실하게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 석좌교수도 "개인의 일탈과 시스템의 결함이 결합한 문제인 만큼 문제가 반복되는 구성원을 걸러낼 인사제도를 정비하고 일탈을 차단할 수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을 보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도 제도 개선과 함께 현장 사기를 높일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휘부와 일부 수사관의 과오와 별개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성실히 근무하는 대다수 현장 수사관을 기억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이지웅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이지웅 기자입니다.

조유진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조유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