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부터 피지컬 AI(인공지능) 범용 모델 개발을 위한 대규모 R&D(연구개발) 지원에 나선다. 아직 기술적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데이터와 AI 소프트웨어를 선점해 피지컬 AI의 '두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송창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바이스AX혁신팀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피지컬AI협회 창립 1주년 행사 'K-피지컬AI 기술 자립으로 여는 대한민국 산업 생태계 대전환 - 피지컬AI 글로벌 최강 전략'에서 "내년부터 대규모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최대한 다양한 시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LM(대규모언어모델)은 매개변수와 데이터,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늘리면 성능이 향상되는 '스케일링 법칙'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지만 피지컬 AI는 상황이 다르다. 모델 크기에 제약이 있고 현실 세계의 학습 데이터도 부족해 최적의 기술 구조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송 팀장은 "빅테크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실패 경험을 축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개별 기업이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며 "생태계 단위에서 실패 위험을 분산하고 정부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R&D 체계로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하드웨어에서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회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 100m 예선에서 '텐줘'(天卓)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9초39를 기록했다. 이는 우사인 볼트의 100m 세계기록(9초58)을 0.19초 앞선 것이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이 사례를 언급하며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빨리 뛰는 중국의 하드웨어 기술을 보면서 살짝 놀랐을 것 같은데 그게 사실 다는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로봇에 들어가는 두뇌인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잘하느냐"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범부처 데이터 획득·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실제 현장에서 얻기 어려운 실패와 복구 과정의 데이터는 월드모델을 활용한 합성데이터로 대량 생산하고 데이터 라이브러리도 만든다. 이를 토대로 물리적 상황을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범용 피지컬 AI 모델 개발을 추진한다.
과기정통부는 이달부터 전북과 경남에서 5년간 제조 분야 선도 실증에도 착수했다.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다시 모델 학습에 활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구축하고 성과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협력해 다른 산업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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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준 한국피지컬AI협회장은 산업 현장의 데이터에서 자체 월드모델, 국산 AI 반도체, 로봇 등 산업 적용으로 이어지는 'K-피지컬 AI 기술 자립 파이프라인'을 제시했다. 유 회장은 "핵심 기술을 스스로 확보하고 산업 현장에 적용해 대한민국 기술을 글로벌 표준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배충식 KAIST 총장은 "피지컬 AI 분야를 5년 안에 빨리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 패권은 승자 독식의 시대이고 AI 시대는 이게 훨씬 더 심할 것이어서 앞으로 5년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