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하이퍼스케일러, 올 발행액 2000억弗 넘어
투자자 자금 놓고 경쟁… 금리 상승 압력 키워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경쟁 속에서 미국의 5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올해 새로 발행한 채권물량이 급증해 국채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국채가 투자자를 놓고 대규모 회사채와 경쟁하는 데다 AI발 인플레이션 우려도 국채금리에 상승압력을 가한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다. 올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은 약 1조5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는데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발행액만 2000억달러(약 276조3000억원)가 넘는다. 올해 미국 재무부의 민간 투자자 대상 국채 순발행액의 약 25%에 달한다.
빅테크(대형 IT기업)들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보유현금으로 충당할 수 없자 대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세계 2위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최근 보고서에서 빅테크들이 올해 AI에 약 8000억달러를 지출하고 2027~2030년엔 매년 1조달러 넘는 금액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에서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고 지적한다. 누빈자산운용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전략가는 "채권 발행자가 정부건 기업이건 차입자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라면서 "채권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알파벳이 최근 발행한 30년 만기 회사채의 금리는 약 6.4%로 비슷한 만기의 미 국채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일부 투자자는 미 국채 대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회사채로 자금을 옮긴다. 이러다 보니 국채금리도 영향받는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채와 MBS(모기지담보부증권) 발행증가가 올해 미 10년물 국채금리를 약 0.3%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추산했다.
AI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지출 자체가 경제성장과 물가를 자극하면서 시장이 금리인상을 예상해 국채금리 상승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기물 국채금리는 대출이자, 생활비 등 개인의 지출과 직결된다. 또 정부의 국채이자 비용이 증가하면 복지 등 정책을 집행할 여력이 떨어진다.
결국 AI발 채권경쟁이 개개인의 실생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