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경기에서 매입한 임대주택 가운데 2680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입임대의 약 3% 수준이다. 공급 규모 확대와 함께 실제 수요가 있는 지역과 유형을 중심으로 주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경기 LH 매입임대주택은 약 9만가구로 이 중 2680가구가 공가 상태로 남아 있다.
매입임대는 LH가 기존 주택이나 신축 주택을 사들여 무주택자 등에 임대하는 방식이다. 기존주택은 민간이 매도를 신청하면 LH가 입지와 주택 상태, 가격 등을 심사해 매입하고, 신축 매입임대는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지어 LH에 매도하는 구조다.
문제는 민간이 내놓는 주택과 실제 임대 수요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수요가 많은 지역이라도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 주택을 확보하기 어렵고 반대로 매도 신청이 많은 지역에서는 수요를 웃도는 매입이 이뤄질 수 있다.
최근 국회에서도 이런 매입 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간이 매도 신청한 주택을 LH가 사들이는 현행 방식이 지나치게 수동적이라고 지적했다. 청년 매입임대에는 철도역·버스환승시설 인근 등 입지 기준이 있지만 신혼부부 등 일부 유형은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해 거주 수요와 매도 신청 간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정부는 공가를 우려해 매입을 과도하게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 질의에서 "집이 비는 것을 우려해서 상당히 정확하게 반드시 될 거다라는 것만 하게 될 경우 자칫 소극적인 업무 형태가 될 수 있다"며 "매입임대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입임대는 정부가 강조하는 빠른 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방안 중 하나다. 국토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 매입임대 14만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까지 수도권 규제지역을 중심으로 '6만6000가구+α'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 활성화를 위해 신축 매입임대 가격 산정 방식도 손질한다. 주변 유사 주택의 실제 거래가격을 비교하는 거래사례비교법을 원칙으로 하되 수도권 규제지역에서는 토지비와 공사비 등을 반영하는 원가법을 병행한다. 민간 사업자의 사업성을 높여 조기 착공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는 9월 중 관련 사업자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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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매입임대를 통한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수도권 주택 착공 부진이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도권 주택 착공은 6만5200가구로 10년 장기평균의 61.4% 수준에 불과했다. 준공 역시 5만2900가구로 장기평균의 45.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매입임대 물량 확대와 함께 수요·공급 간 불일치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민간 신청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이 공급이 필요한 지역을 먼저 정한 뒤 주택을 확보하는 '전략적 매입'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를 반영한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매입임대의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