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마켓] 미 금리 인상 후퇴·재정 우려에 '디베이스먼트' 본격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축소되면서 금 가격이 상승하고있다. 여기에 미국의 재정 위험을 배경으로 달러 가치 하락 방어를 위한 헤지(위험 회피) 차원의 투자가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가치 하락을 대비해 투자 자금을 금과 같은 희소 자산으로 이동시키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가격의 국제 지표가 되는 런던 현물 가격은 최근 1트라이온스당 4700달러 안팎으로 치솟았다.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지난 19일에는 장기 추세 지표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2개월 반 만에 웃돌았다.
한국금거래소가 공표하는 순금 1돈(3.75g) 살 때 가격도 90만원대다. 820만원 안팎이었던 8월 초보다 10만원 가량 뛰었다. 현물 금을 담보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중 세계 최대 규모인 'SPDR 골드 트러스트 (GLD)'의 잔고는 지난 19일부터 3일간 담보가 되는 금의량으로 환산했을때 22톤, 약 90억달러(약 12조원) 증가했다. 3일간의 증가량으로는 2025년 10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금 가격은 올들어 1월 최고치를 기록한 후 2월 말 미국·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유가 상승 등을 배경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연내 수차례의 금리를 올릴 것이란 예측이 나오면서다. 보유해도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며 자금이 유출, 6월 말 금 가격은 한때 4000달러를 밑돌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 고용 등 미국 경제의 둔화를 나타내는 지표 발표가 잇따르며 미 금리 인상 관측이 후퇴, 금 가격도 상승 기조로 돌아섰다.
세계금협회(WGC)의 테일러 버넷 미국 조사책임자는 "GLD 이외의 금 ETF에도 자금 유입이 나타나, 투자자들이 금 투자 잔고를 재구축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연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국제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한때 온스(oz) 당 4000달러 선이 무너졌던 국제 금 현물 시세가 이번 주 4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최근 한 달 동안 가격이 10% 넘게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연말 온스당 5000달러선 회복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1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외관에 붙어있는 골드바 사진. 2026.08.17./사진=권창회](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2708461439185_2.jpg)
여기에 미국 재정 우려가 확대된 것도 금 가격 상승의 불쏘시개가 됐다. 미 재무부가 지난 19일 국채 바이백(재매입) 정책을 2배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미 당국이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부채가 늘어났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미 달러 가치 하락 전망이 커지면서 투자 자금을 금, 비트코인 등 희소 자산으로 이동시키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를 일으켰단 분석이다. 이에 금 가격 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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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산관리컨설팅기업 마켓스트래티지인스티튜트의 가메이 코이치로 대표는 "시장의 관심이 눈앞의 금리 인상 경계감에서 부채나 지리학적 리스크 등 더욱 본질적인 문제로 옮겨갔다"고 분석했다. 가메이 대표는 "금은 올해 1월 기록했던 5500달러대의 고점을 향해 상승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귀금속 거래 플랫폼인 영국 '브리온볼트'의 사토 아츠코 일본 시장 책임자는 "중앙은행이나 투자자가 금 등으로 자산을 분산해 달러 의존도를 서서히 줄여가는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