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잇단 르노삼성 견제 왜?

현대차, 잇단 르노삼성 견제 왜?

김보형 기자
2010.08.02 08:15

르노삼성 성장세 가팔라… 쌍용차 인수 대비 포석도

현대자동차(499,000원 ▼7,000 -1.38%)가 르노삼성을 견제하고 나섰다.

사장이 직접 나서 르노삼성차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언급을 한 데 이어 신형 '아반떼' 홍보 책자에는 상위급인 르노삼성 '뉴SM5'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출범 10년 만에 내수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르노삼성을 현대차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최근 열린 신형 아반떼 미디어 설명회에서 "새 아반떼는 외관과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새로 개발된 신차로 10년 전 유럽에서 나온 구형차를 외관만 바꿔 출시한 경쟁사 준중형차와 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뉴SM3'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뉴SM3의 베이스 모델이 프랑스 르노의 '뉴 메간'인 것을 감안하면 간접적으로 나마 르노삼성을 비판한 셈이다.

작년 7월 첫 선을 보인 뉴SM3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3만4584대(구형 SM3 포함)를 판매해 아반떼(4만5459대)에 이어 국내 준중형차 시장 2위 모델이다. 뉴SM3는 기아차 포르테(2만1526대)와 GM대우 라세티 프리미어(1만8390대)보다는 1만 여대 이상 많이 팔렸다.

앞서 현대차 부회장급 고위임원도 르노삼성 뉴SM5에 대해 "10년전 동유럽 주부들이 시장갈 때나 타던 차를 한국에서 팔고 있다"며 "한국소비자들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회사 고위임원들이 경쟁사의 차량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만큼 현대차가 르노삼성을 강력한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또 신형 아반떼 홍보 책자에 중형차인 르노삼성 '뉴 SM5'와 아반떼의 성능을 직접 비교했다. 배기량 1600cc가 주력인 준중형차와 2000cc급 중형차를 비교한 셈이다. 현대차는 이 자료에서 아반떼가 뉴SM5보다 연비는 리터당 4.4Km 높으면서도 최고출력은 1마력(아반떼 140마력, 뉴SM5 141마력) 밖에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이 올 하반기에 출시할 '뉴 SM3' 2.0모델 ⓒ홍봉진 기자
↑르노삼성이 올 하반기에 출시할 '뉴 SM3' 2.0모델 ⓒ홍봉진 기자

현대차의 이 같은 행보는 GM대우를 제치고 현대·기아차에 이어 내수 점유율 3위 업체로 성장한 르노삼성의 성장세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는 쌍용차를 르노-닛산그룹이 인수할 경우 르노삼성이 현대차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업체로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 생산량이 27만대 안팎인 르노삼성에 쌍용차를 더하면 당장 내년부터 연간 50만대 이상 생산이 가능해진다. 또 닛산의 글로벌 소형차인 '마치'와 박스카인 '큐브' 등을 국내에서 생산할 수도 있다. 여기에 닛산의 전기차 '리프'와 같은 미래형 친환경차를 평택공장에서 생산할 경우 현대차 입장에서는 내수 점유율 하락 뿐 아니라 전기차라는 새 시장을 빼앗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르노삼성의 생산 능력 확충도 현대차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만 닛산이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판매할 경우 2013년께 전기차를 출시하는 현대차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르노삼성이 완성차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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