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할말은 많지만…'남편 묘소 찾은 玄회장 '침묵'

[현장+]'할말은 많지만…'남편 묘소 찾은 玄회장 '침묵'

하남(경기)=기성훈 기자
2010.08.04 13:59

고 정몽헌 회장 7주기 맞아 묘소 찾아… 침묵 속 재무약정 등 특별한 언급 없어

ⓒ사진=이명근 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말이 없었다.

현 회장이 4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7주기를 맞아 경기도 하남 창우리 묘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해에는 금강산을 방문해 추모비를 찾았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고로 대북 관광 사업이 중단된 데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이하 재무약정) 체결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추모식에는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계열사 사장단 및 임직원 등 200여명도 함께했다.

특유의 포커페이스 때문에 현 회장의 고심의 깊이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종일관 여유를 잃지 않았다. 재무약정 체결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엷은 미소만 지을 뿐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올해 취임 7주년이 되는 현 회장은 그동안 그룹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키며 그룹 최고경영자로서 기반을 다져왔으나 북한 문제와 재무약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시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이 피땀 흘려 일군 대북 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어 현 회장으로서는 착잡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 회장이 지난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대북관광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지속되면서 언제 재개될 지 요원한 실정이다.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의 '존폐'를 고민해야하는 '곤혹스런' 입장에 처하게 됐다. 지난 6월까지 금강산과 개성 관광 중단으로 발생한 매출손실이 3024억원에 이르고 관광 중단 전 1084명이었던 직원은 328명으로 줄었다.

게다가 재무약정 체결 대상으로 결정되면서 채권단과 밀고 당기는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현대그룹 계열사들은 새로운 대출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에 대해서는 기한을 연장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약정을 맺으면 부채비율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에 그룹 사활을 걸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되는 셈이다. 그룹의 적통성을 지킴과 동시에 경영권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현대건설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현대상선(19,810원 ▼1,440 -6.78%)의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룹 경영권을 좌지우지할 만한 지분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 현대중공업, KCC 등 범 현대가(家)도 잠재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어, 이들과의 관계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현 회장은 매번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대건설 인수를 확실한 신성장 동력으로 규정, 추진할 최우선과제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현대상선에만 의존하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도 현대건설 인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오늘 행사는 전 임직원들이 힘을 모아 현재 당면해 있는 과제를 잘 극복하고 다짐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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