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리쿠아비스타 인수, 'M&A 봇물' 신호탄?

삼성전자 리쿠아비스타 인수, 'M&A 봇물' 신호탄?

성연광 기자
2011.01.20 09:35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확보...이건희 회장 "누구와도 손을 잡아라" 반영

삼성전자(183,100원 ▼4,800 -2.55%)가 네덜란드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인 리쿠아비스타(Liquavista)를 전격 인수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컬러 동영상 전자책 단말기와 투명 디스플레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수합병(M&A)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며 외부기업을 대상으로 한 M&A와 전략적 제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시사한 바 있다.

◇차기 디스플레이 원천기술 확보= 삼성전자는 리쿠아비스타 지분 100%를 취득했다고 20일 밝혔다.

리쿠아비스타는 지난 2006년 필립스에서 분사한 R&D 전문기업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EWD(Electro Wetting Display) 원천기술을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EWD는 인가전압에 따라 블랙 오일이 이동해 빛을 차단·투과·반사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로, 투과율이 LCD의 2배 이상 높고 소비전력도 기존 디스플레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제조공정마저 LCD와 유사해 기존 LCD 제조기설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EWD 기술을 우선 차세대 반사형 전자종이(e-페이퍼)와 투명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계획이다. 특히 e-페이퍼에 적용할 경우 응답속도가 기존 기술 대비 70배 빨라져 컬러 동영상이 구현되는 차세대 동영상 전자책 단말기 생산도 가능해진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실외에서도 뛰어난 시인성을 지닌 반투과형 디스플레이와 대형 광고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LCD 사업부 장원기 사장은 "이번 EWD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응력을 더욱 강화하게됐다"며 "다양한 기술 확보를 통해 시장과 고객에게 최적의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리쿠아비스타는 앞으로 삼성전자 LCD연구소로 편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 M&A 잇따르나= 리쿠아비스타는 2000년 들어 삼성전자가 인수한 3번째 해외기업이며, 특히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해외기업을 100% 직접 인수한 사례는 이번이 2번째 사례다.

삼성전자는 2007년 비메모리 반도체 연구기업인 이스라엘 트랜스칩을, 2009년에는 폴란드 가전 생산 회사인 아미카를 각각 인수했다.

이번 리쿠아비스타 인수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삼성이 차세대 기술확보 및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에 보다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차세대 성장사업인 의료기기 사업을 위해 지난해 메디슨의 경영권을 전격 인수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을 상대로 한 M&A는 가격적인 부담이나 자칫 상생 위배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M&A 대상은 주로 해외기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M&A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기자간담회에서도 "가격과 분야 등을 감안할 때 국내보다는 해외 기업 위주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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