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마이크론 엘피다 인수, 개의치 않아"

권오현 부회장 "마이크론 엘피다 인수, 개의치 않아"

오동희 기자
2012.05.07 05:50

1년전 엘피다 "세계 최초 25나노" 발표, 허구 드러난 셈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의 인수 후보로 유력해진 상황에 대해 세계 D램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어떻게 평가할까?

권오현삼성전자(216,000원 ▼1,500 -0.69%)DS(디바이스솔루션즈)부문 부회장은 4일 늦은 저녁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기자와 만나 "마이크론이 엘피다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I Don't Care!(별로 개의치 않는다. 별 걱정 안한다)'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마이크론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사실이) 사실이냐, 발표가 나왔느냐"고 되물으며 이같이 답했다.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가 삼성전자에게 그렇게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권 부회장은 "하이닉스(1,128,000원 ▼27,000 -2.34%)가 엘피다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쟁사에 대해 언급하는 부담 때문인지 "그 쪽(하이닉스)이 더 잘 알 텐데 그쪽에 물어보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그는 꼭 1년 전 엘피다가 세계 최초 25나노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그 당시에 제품이 나오는지 두고 보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지 않느냐"고 반문, 당시 발표가 현실성이 없는 것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5월 2일 엘피다가 세계 최초 25나노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직후인 4일 수요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엘피다의 25나노 D램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들이 있는데 7월에 양산한다고 했으니 그 때까지 두고 보자"고 유보적인 태도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연구소 수준에서 20나노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고,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20나노급 D램 양산에 돌입했다.

엘피다 발표 당시 일본 언론들은 "지난 10년간 삼성전자가 초미세 반도체칩 개발을 이끌어왔으나 엘피다가 20나노급 개발에서 삼성을 앞서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엘피다는 지난 2월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 지난 4일 마이크론에 매각하기로 하고 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엘피다가 세계 최초 25나노 D램을 개발했다고 할 당시에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엘피다가 외부자금 조달을 위해 부풀리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꼭 1년이 지난 후 이는 사실로 드러났고, 그 당시 권 부회장의 말도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