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엑스포 가서 아쿠아리움에 줄 서면 '바보'

여수엑스포 가서 아쿠아리움에 줄 서면 '바보'

박창욱 문화부 선임기자
2012.06.01 09:11

[컬처 에세이]여수엑스포 흥행을 위한 제언

"신은 디테일 속에 있다." 근대 건축의 거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의 말이다. 작은 것 하나 하나에 충실해야 큰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얘기다. 평소 우리가 사소하게 지나치는 것들은 사실 결코 사소하지 않다. 일의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여수엑스포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감상평을 한 문장을 표현하면 이렇다. '훌륭한 시설, 허술한 디테일'. 엑스포은 이제 시작이다. 폐막일인 8월 12일까지는 아직도 두 달 이상 남았다. 해양국가로서 위상을 만방에 과시할 국가의 대사를 이대론 둬선 안 된다. 현장에서 기자의 눈에 들어온 개선점 두어 가지만 이야기해본다.

우선 제일 큰 문제인 대기 시간. 기자는 평일에 간 덕택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취재용으로 별도 출입증을 받긴 했지만 쓰진 않았다. 줄 서는 관람객들에게 미안하기도 했거니와, 몇몇 인기관을 제외하곤 한 두 차례만 줄을 서서 기다리면 대체로 관람이 가능했다. 곧 방학이 오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평일을 이용해 관람하시는 게 좋겠다.

하지만 주말과 휴일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석가탄신일 연휴기간이었던 지난 27일 개장 이후 최대인파인 11만명이 몰렸다고 한다. 더구나 조직위원회는 인기관에 대한 인터넷 예약제를 폐지하고 선착순으로 바꿨다. 기다리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책이 필요한데, 사실 뾰족한 수가 없다.

여수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선 다른 엑스포에서도 대부분 대기 시간은 길었다고 한다. 사람이 몰리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관람객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더운 여름이다. 햇살을 피할 임시 차양막을 개별 전시관 구조에 맞춰 늘린다든가, 햇빛 가리개를 나눠주면 어떨까.

이는 실제로 '경영의 신' 마츠시다 고노스케가 일본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열렸을때 했던 효과를 봤던 방법이기도 하다. 마츠시타는 관람객들이 더운 여름에 줄을 서서 고생하는 것을 보고, 회사 광고지를 접어서 종이 모자를 만들어서 제공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편의도 제공하고 홍보 효과도 누렸다.

엘레베이터 회사 오티즈가 과거 썼던 방법도 참고할 만하다. 초창기 오티즈의 엘레베이터는 속도가 너무 느렸다. 당연히 불만이 쏟아졌다. 이에 오티즈는 엘레베이터 안에 거울을 설치했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느라 느린 속도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거리 페스티벌 광경.
↑거리 페스티벌 광경.

여수 엑스포엔 수많은 거리 공연과 이벤트가 있다. 이를 활용해 줄이 긴 전시관 인근에서 거리 공연이나 이벤트를 펼친다면 사람들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만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또 현장 요원을 주요 전시관마다 배치해 대기 상황을 무전으로 집계하고, 이를 수시로 안내방송을 통해 알려주면 전시관 관람 동선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스마트폰만이 능사는 아니다. 때론 아날로그가 더 효과적이다.

엑스포의 콘텐츠 홍보면에서도 답답한 면이 있다. 빅오쇼와 함께 최고 인기를 누리는 아쿠아리움은 사실 엑스포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유지된다. 나중에 여수에 놀러 와서도 볼 수 있고, 서울 등 주요 도시에도 훌륭한 아쿠아리움이 이미 여럿 있다. 아쿠아리움이 아니어도 엑스포 기간 중에만 볼 수 있는 훌륭한 콘텐츠들이 아주 많은데, 굳이 이곳에서 줄을 서느라 시간을 다 보낼 필요가 없지 않을까.

특히 △롯데관의 열기구 △포스코관의 비누방울 △삼성관의 서커스와 현대무용 △대우조선해양관의 로봇 △SK관의 타임캡슐 음성 메세지 △스카이타워 외부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이프 오르간에 나오는 연주 등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훌륭한 체험시설이다.

끝으로 조직위원회에 마지막으로 딱 한 가지만 더 제언한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람객 뿐 아니라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보다 넓은 할인 혜택을 줬으면 한다. 그 이유는 문화부 한 간부의 멘트로 대신한다. "여수 엑스포는 국가적 행사입니다. 행사 자체의 수익보다는 많은 사람이 관람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엑스포 행사장 전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엑스포 행사장 전경.
↑빅오쇼의 한 장면
↑빅오쇼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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