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애플 계속되는 힘겨루기 최후 승자는?

삼성 vs 애플 계속되는 힘겨루기 최후 승자는?

서명훈 기자
2012.11.05 05:57

메모리·디스플레이 이어 AP까지 힘겨루기… 화성 17라인 연기 '엇갈린 시선'

“애플이 삼성전자 구매 물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vs “삼성전자가 애플을 향해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삼성전자(181,200원 ▲2,600 +1.46%)가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는 17라인 건설을 늦추기로 한데 대한 반도체 업계의 관전평이다. 두 의견 모두 애플의 행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의미는 상당히 다르다. 전자는 애플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반면 후자는 삼성전자가 키를 쥐고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더 싼 가격에 물건을 사려는 구매자(애플)와 조금이라도 더 비싸게 팔려는 공급자(삼성전자)가 벌이는 당연한 ‘힘겨루기’지만 특허 소송과 맞물리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삼성과 애플의 신경전은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까지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 화성 17라인 공장 연기 어쩔 수 없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짓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17라인 완공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당초 약 6조원을 투자해 내년말까지 17라인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이곳에서는 20나노와 14나노급 첨단 공정을 통해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플이 삼성에서 전량 공급받던 AP를 대만 TSMC로 돌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능력을 확대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IBK증권에 따르면 애플의 올해 아이폰과 아이패드 출하량은 각각 1억3000만대와 725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하면 애플이 필요한 AP는 올해 2억2000만개 수준이다. 내년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 예상치를 감안하면 AP 숫자는 약 30% 정도 늘어난 2억9000만개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애플용 AP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웨이퍼는 올해 76만장 정도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미세공정 전환으로 웨이퍼당 AP 생산량이 늘어나 필요한 웨이퍼는 오히려 74만4000장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승우 IBK수석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연간 웨이퍼 생산능력은 147만장으로 40%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은 180만장으로 늘어나 49% 가량 여유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로 애플의 빈자리를 채워줄 다른 수요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생산능력을 늘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공급받던 아이패드 패널 물량을 5월 280만대에서 6월 242만대로 축소했고 8월에는 68만대까지 줄였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 패널에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분기 평균 57%에서 3분기 16%로 급감했다.

◇ 삼성전자, 17라인 연기 애플 압박용?

반도체 업계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의 무력시위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으면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반해 공급은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

결국 구매자보다는 공급자가 우위에 서는 시장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는 셈이다. 최악의 경우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예상보다 잘 팔리더라도 AP 물량 부족으로 인해 추가 생산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애플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검토하고 있는 TSMC는 20나노대 미세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정 개발과 준비기간을 감안하면 TSMC는 2014년 정도에 가서야 본격적인 애플용 AP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TSMC의 매출 가운데 28나노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올 2분기 기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TSMC에 전량 위탁생산하던 퀄컴이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제프리 입 퀄컴 부사장(사진)은 지난 23일 ‘반도체 차세대기술 세미나’에서 “삼성전자가 퀄컴 칩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이를 확인해줬다.

퀄컴은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에서 점유율 38.8%(2분기 기준)로 7분기째 1위를 지키고 있는 세계 최대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다. TSMC가 28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높이지 못해 그동안 칩을 원하는 만큼 공급받지 못하자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로 돌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부터 기흥 14라인에서 28나노 공정으로 퀄컴의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S4 시리즈를 월 5000장(300mm 웨이퍼 투입 기준) 규모로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퀄컴 요청에 따라 올 연말이면 생산규모가 1만장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32/28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술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퀄컴에 이어 세계 반도체 7위 업체인 ST마이크로를 새로운 파운드리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 외에 다른 고객을 확보하는데 공을 들여왔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매출에서 애플의 비중은 낮아지게 되고 이는 애플의 입김이 그만큼 약화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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