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영향 전자부품>디스플레이>반도체 순… 아직 가격인하 움직임 없어
삼성전자(179,700원 ▼400 -0.22%)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도 ‘엔저 현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 전자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일본 업체들이 엔저 현상을 등에 업고 가격 인하에 나설 경우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일본 전자업체들이 아직 가격 인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엔저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전자 부품의 경우도 대부분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상황이어서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7일 “북미와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가격 인하에 나선 업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엔저 현상이 더 심화되면 가격 인하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업체 동향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TV와 휴대폰 등 완제품의 경우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기 때문에 환율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지 않은 편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보다는 제품 경쟁력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자제품을 선택할 때 가격도 중요한 요소지만 디자인과 성능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프리미엄 제품이나 선진 시장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에 엔저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삼성전기와 삼성SDI, LG이노텍 등 전자부품 업체들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전자부품의 경우 일본 업체들의 경쟁력이 뛰어난데다 가격 인하 여력이 더 크기 때문.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전자업계의 경우 엔저 현상에 따른 부정적인 효과는 전자부품이 가장 크고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순으로 예상된다”며 “전자부품 수출액은 원/엔 환율과 상관관계가 높아 엔저 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다소 훼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자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가격을 인하했다면 고객사들이 우리 쪽에서 단가 인하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아직 그런 요구를 받지 않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가격 인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자업계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도 환율 전쟁에 동참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에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올 한해에만 영업이익이 3조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전자부품의 경우 달러 환율에, TV 등 완제품은 유로 환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