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1년] 체감경기 반짝 풀렸다 찬바람… 대외여건 감안해야

“박근혜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들의 경기전망에 대한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에는 경기전망이 일제히 상승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그나마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인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경기전망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위기 가능성 등 외부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주는 지표들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먼저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해 3월 104.4로 전월대비 무려 17.7포인트가 상승했다. BSI가 기준치(100)를 넘어선 것은 2012년 5월 이후 10개월 만이었다. BSI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당시 BSI가 급등했던 것은 ‘정부의 경제살리기 의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새 정부의 국정비전과 국정목표를 발표하면서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를 5대 국정목표의 1순위로 제시했다. 또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역시 ‘제조업의 르네상스와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며 경기회복에 방점을 찍었다. 덕분에 기업들은 내수가 살아나고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됐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5월 들어 BSI는 다시 기준선 아래로 내려갔다. 불과 3개월 만에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반감된 셈이다. 달러 당 100엔 수준으로 엔화가치가 급락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등 외부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내부적으로도 8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추경이 편성됐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은 3조원에 그쳤다. 국회에서 쏟아진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들도 기업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후 지난해 10월 BSI는 101.1로 6개월 만에 다시 기준치를 넘었지만 그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 2월에는 88.7로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86.7)을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한상의가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분기별로 조사해 발표하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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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2분기 BSI는 99로 전분기 대비 무려 30포인트 급등했다. 비록 기준치(100)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카드대란에서 벗어났던 2005년 2분기(40포인트 상승)와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간 2009년 3분기(44포인트 상승)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만큼 박근혜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는 의미다.
대한상의 BSI는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3분기 97에 이어 올 1분기에는 92 수준까지 떨어졌다.
BSI에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의 경기전망이 대기업과 수출기업보다 항상 나빴다는 점이다. 평균 3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이며 경기를 더욱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수출 부문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반면 내수와 중소기업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정부가 더 많은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