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리턴'에서 위기대응법 배운다

기업들, 대한항공 조현아 '땅콩리턴'에서 위기대응법 배운다

산업1부 기자
2014.12.10 15:48

초기 대응에서 '진정성 빠져' 논란 자초..내부 소통부재로 사태 키워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임성균 기자 tjdrbs23@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사진= 임성균 기자 tjdrbs23@

"기업의 위기대응 매뉴얼이 제대로 작동돼지 않았다고 봐야죠."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일명 '땅콩 리턴' 사태에 대해 한 대기업 홍보 담당자는 "위기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10일 이 같이 말했다.

기내 서비스 관련 매뉴얼 문제로 촉발된 이번 사태에 대해 주요 기업 홍보 담당자들은 회사 측의 안이한 '사후 대응'이 더욱 문제를 키웠다고 보고,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위기대응 프로세스를 재점검하는 모습이다.

A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사전에 막기 어려웠다고 하더라도 '뒷수습'만이라도 잘 했다면 여론이 이처럼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쪽을 통해 사과문이 나왔지만 여기에 '진정성'이 없었다는 점이 더 큰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기업 위기관리 매뉴얼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는 각 위기 상황마다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시나리오 및 지침이 있다"며 "그러나 매뉴얼을 갖고 있는 것과, 실제로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 대기업 홍보담당자는 "숨기는 것 없이 바로 인정하고 대처하는 것이 홍보의 정석이지만, 기업 내 환경에서 이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결국 이런 '직통 화법'이 기업 입장에서는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은' 올바른 대처"라고 말했다.

적극적인 문제 인정 및 대처는 다른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론으로부터 호의적인 완충재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위기대응 매뉴얼보다 유관 부서간 신속한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B그룹 홍보실 관계자는 "우리는 각기 다른 사업군을 보유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별도의 정형화된 위기대응 매뉴얼을 만들기보다는 유관 부서들과의 신속한 협의와 대응전략 수립을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응방안을 최대한 빠르게 마련하고 외부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홍보실 전체 인원이 동일한 이슈에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내부 공유 시스템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요 기업들은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대한항공 '땅콩 리턴' 사태의 전말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의 대한항공 게시판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올해부터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외에도 인스타그램,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 텀블러, 네이버포스트, 플립보드 등 SNS채널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며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상시 모니터링해 여론 동향을 신속하게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임동욱 바이오부장

머니투데이 바이오부장을 맡고 있는 임동욱 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