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득주도형' 일자리 정책, 기업 역할도 중요

[기자수첩]'소득주도형' 일자리 정책, 기업 역할도 중요

김남이 기자
2017.06.01 15:38

우리는 이전 정부가 주장한 '낙수효과'는 사실상 없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기대했던 이윤→성장→투자→고용의 선순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기업은 성장했을지 모르겠으나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고용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형 성장'을 꺼내 들고 나왔다. 실질임금 수준을 높여 소득 분배율을 개선하면 수요가 촉진되면서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란 게 주요골자다. 높은 임금→가계 소득향상→수요 증가→생산증가→일자리 증가의 선순환 체제다.

소득주도 성장은 2010년대 초부터 국제노동기구(ILO) 등에서 새로운 성장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방향이다. 새 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과 소득 분배율을 높이는 가장 즉각적인 방안이다. 재벌 개혁과 조세개혁 등도 점진적으로 소득 분배율을 개선시켜 내수를 자극하는 큰 틀의 방향 안에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경제성장률, 특히 민간 영역에 주로 의존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높은 고용성장률을 기록했던 1985~1996년은 민간 기업의 투자율이 높았고, 경제성장률도 높았다. 반면 IMF 위기로 투자와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고용성장률도 정체되기 시작했다. 이미 제조부문의 일자리가 포화상태라는 분석도 있다.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켜 성장률을 높이거나 새 유형의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면 민간영역에서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새 정부는 우선 공공 부문을 늘리겠다고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의 일자리가 적지만 이는 기준의 차이도 있다"며 "우리의 경우 사립유치원, 요양원 등을 정부가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정책이 많아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공공부문 일자리가 적게 잡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공공영역에서 일자리를 늘리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 연구에서는 공공부문의 고용 확대가 민간 일자리를 줄인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우리는 이미 낙수효과에 많은 실망을 했다. 이에 소득분배-수요증가-일자리의 소득주도형 성장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수요증가와 일자리 사이에 '투자와 생산성 증가'라는 민간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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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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