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中공장 둔 반·디업계 "마스크 수출 허용해달라"…정부는 거부

[단독]中공장 둔 반·디업계 "마스크 수출 허용해달라"…정부는 거부

박소연 기자
2020.03.0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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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공장 마스크 조달 어려워 한국서 조달…수출제한으로 그마저 '철퇴'

마스크 대란으로 정부가 마스크 수출을 제한하면서 해외에 공장을 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큰 걸림돌을 만났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공장 가동 조건이 강화돼 현지 직원들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상황인데 한국에서 마스크 공급을 해주지 않으면 공장 가동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삼성전자(249,500원 ▼20,500 -7.59%)SK하이닉스(1,759,000원 ▼160,000 -8.34%),LG디스플레이(9,800원 ▼680 -6.49%)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지난달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긴급 면담을 갖고 해외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마스크에 한해 수출 제한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업부는 그러나 업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관련 업체들이 뜻을 모아 정부에 이 문제를 건의했지만 국민들이 쓸 마스크도 모자란데 대기업 해외공장만을 위해 수출 예외를 허용해주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의 최대 피해자는 중국 현지 공장을 둔 업체들"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마스크 판매업자의 수출을 금지하고 생산업자 수출도 당일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마스크·손 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를 단행했다.

공장에서 쓰는 마스크도 수출 제한의 예외가 아니다. 중국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LG디스플레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장 등 수많은 현지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런 생산공장에선 직원들이 반드시 산업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야 한다.

올 초 중국에서 코로나19(COVID-19)가 창궐하며 현지에서 마스크 조달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간이 수출신고를 거쳐 마스크를 직접 조달해왔다. 하지만 정부의 지난달 마스크 수출 제한 조치로 마스크 생산업자가 아니면 마스크를 해외로 반출할 길이 막혔다.

정부는 "산업부장관과 협의를 거쳐 식약처장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수출물량을 변경할 수 있다"고 예외 규정을 뒀지만 아직까지 국민 여론과 형평성을 감안해 이 예외 규정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고육지책으로 직원들을 통해 300장씩 마스크를 들려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마스크를 300장 이하로 직접 가져가는 것만 허용되는데 중국 공장 인력이 1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이런 방법으론 감당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에서는 클린룸(CR) 마스크, 방진마스크 등이 필수적으로 쓰이는데 이번 수출 제한으로 CR 마스크와 방진마스크의 반출도 막혔다.

특히 디스플레이 공장의 경우 기존엔 모듈공장 직원은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아니었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공장 위생 규정이 강화돼 마스크 사용량이 대폭 늘었다는 후문이다.

현재 대부분 업체는 2~3주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마스크 재고분이 있지만 정부의 마스크 수출 제한이 4월 말까지로 이후 연장될 수도 있어 중장기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는 현지 생산공장에서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제3국을 우회해서라도 제공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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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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