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성수 이랜드 회장 70억원 석연찮은 대출

단독 박성수 이랜드 회장 70억원 석연찮은 대출

반준환 기자
2012.07.16 06:15

지주회사서 수년간 빌려써… 사측 "최근 모두 정리"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사진)이 그룹 지주회사로부터 수년 동안 총 70여억원을 개인적으로 빌려쓴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이랜드그룹 어느 계열사주요 계열사 어디에도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아 경영진이 아닌 대주주 신분이지만 `그룹 회장' 직함을 사용한다.

회사 측은 최근 빌려간 돈을 모두 상환했다고 주장하지만 자산규모가 6조원에 육박하는 대기업의 경영이 주먹구구식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이 빌려쓴 돈에 대해 제대로 이자를 갚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올해 3월까지 그룹 지주회사인 이랜드월드에서 68억8000만원의 자금을 빌려썼다. 올 1분기에만 3억원의 채무가 더 늘었다. 박 회장이 갚아야 할 원금은 물론 이자도 12억4800만원에 달한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말 채권투자자들에게 배포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박 회장이 올 5월까지 배당을 받아 대여금을 일부 갚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 5월 배당이 실행되지 않아 계획대로는 상환을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가 관계사, 특수관계인 등에 빌려준 장·단기 대여금의 미수이자가 24억원가량이었고 이 가운데 박 회장 대출과 연관된 게 절반을 넘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대출금 부분은 수년간 누적된 것인데, 최근 박 회장이 이를 모두 상환했다"며 "구체적인 대출이자와 상환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정리가 모두 끝났고 감사보고서에도 이를 기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랜드월드가 관계사, 특수관계인 등에 빌려준 장돚단기 대여금은 564억2600만원, 미수이자는 24억1900만원이었다.

 현행법상 상장기업은 주주에게 자금을 빌려주지 못하게 돼 있다. 회사자산을 임의로 빼돌리는 `먹튀'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어길 경우 배임혐의가 적용된다. 다만 신규사업 투자 등 경영상 필요가 인정될 때는 예외가 적용되는데, 이때도 개인주주는 안되고 법인주주만 자기자본의 10%까지 대여가 가능하다. 아울러 자금회수를 위한 담보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다.

 이랜드월드는 현재 비상장법인이어서 법률상 문제가 없다. 불법은 아니지만 지난해말 현재 연결기준 매출 5조3000억원, 자산 5조8000억원 그룹의 경영자로서 올바른 처신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상법상 문제는 아니지만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정부정책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더욱이 박 회장은 대여와 관련, 담보를 회사에 제공한 것도 없고 2015년 5월까지 상환하겠다는 막연한 시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상환계획이 없었다. 한 법률전문가는 "이랜드월드의 외부 차입금리 6∼9%보다 낮은 금리로 박 회장에게 대출이 일어났다면 배임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랜드 국내계열사 30여곳 중 박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록된 곳은 없다. 주요 계열사에 등기이사로도 등록돼 있지 않다. 법적으로 지배주주일 뿐 경영자로서는 권한이 없는 것이다. 이와 관련, 패션업계 일각에선 이랜드가 회사에서 월급을 받을 수 없는 박 회장을 배려해 일종의 자금지원을 하고 이를 대여금으로 처리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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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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