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만원대 스카치위스키, 믿고 마셔도 될까

[기자수첩]1만원대 스카치위스키, 믿고 마셔도 될까

민동훈 기자
2016.09.01 03:05

최근롯데칠성(121,800원 ▲1,000 +0.83%)음료 주류부문(이하 롯데주류)이 출고가 1만6005원짜리 스카치 위스키 '스카치블루 킹'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40도 미만 저도 위스키 중에서는 1만원대 제품이 나온 적이 있지만 위스키 종주국인 스코틀랜드가 정의하는 알코올도수 40도 이상의 스카치위스키 중 1만원대 제품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체 이런 가격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롯데주류는 위스키 원액보다는 포장비 절감에 집중해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위조방지를 위해 위스키업체들이 앞다퉈 적용하고 있는 이중캡 대신 일반 스크류캡을 적용했고 불필요한 포장도 줄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스키 전문가들은 패키지나 포장만으로 원가를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원액 가격을 낮춘 것이 1만원대 위스키 출시가 가능했던 이유라고 본다. 실제로 스카치블루 킹은 무연산 위스키다. 위스키 원액의 숙성연한을 표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롯데주류가 손해를 보면서 파는 것이 아니라면 숙성연한이 오래된 원액의 비중이 극히 드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위스키는 숙성 연수 3년 이상이면 위스키라 부를 수 있다. 보통 무연산 위스키들은 3년 이상 숙성 원액에 6년, 12년, 17년 등을 블렌딩해 제조한다. 이 과정에서 숙성연수가 높은 원액의 비중이 높을 수록 원가가 높아지는 구조다. 물론 업체들은 절대로 혼합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다.

현재 무연산 위스키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다. 출고가격은 4만4500원, 스카치블루 킹의 4배 수준이다. 좀더 저렴한 골든블루 사피루스의 경우엔 2만6334원으로 2배 가량 비싸다.

이처럼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업체들이 블렌딩 비율을 공개하지 않는 상황에서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것이 국내 위스키 시장의 현실이다. 다른 무연산 위스키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거나 스카치블루 킹에 높은 연산의 위스키 원액이 들어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무연산 위스키의 가격 논란이 반복되는 것은 가뜩이나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다. 가격을 낮추더라도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복잡한 위조방지 기술이 적용된 술은 국내에선 위스키가 유일하다. 그만큼 국내 시장에선 신뢰가 생명과도 같다는 얘기다. 잇딴 가격 논란으로 신뢰에 한번 금이 가기 시작하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것을 무연산 위스키 제조업체들은 깨달을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