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독불장군' 인천공항공사…'도돌이표' 임대료 문제

[기자수첩]'독불장군' 인천공항공사…'도돌이표' 임대료 문제

김태현 기자
2018.02.26 04:45

인천공항 면세점이 시끄럽다. 롯데면세점에 이어 신라와 신세계까지 철수 검토에 나섰다. 인천공항공사의 제1터미널(T1) 임대료 일괄 인하안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 13일 '임대료 일괄 29.7% 감면'을 골자로 한 공문을 면세 사업자들에게 발송했다. 사실상 통보나 다름없다. 기존 협상안을 뒤집은 공사의 발표에 인천공항 면세 사업자들은 당황했다. 이들 면세 사업자들은 즉각 항의 서한을 보내고 재협상을 요청했지만, 공사는 재협상은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인천공항 T1 면세점 임대료 협상은 지난해 말 공사가 기존 일괄 30% 인하에서 구간별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빠른 시일 내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면세 사업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당초 공사는 제2터미널(T2) 오픈 이후 T1 이용객 수와 면세점 매출 변화 등을 고려해 추가 인하율을 올 상반기 내로 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공사의 일괄 인하안 통보로 T1 임대료 인하 문제는 또 다시 끝을 알 수 없는 터널로 들어갔다. 최악의 경우 인천공항에서 면세 사업자들이 줄줄이 철수할 수도 있다.

공사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면세 사업자들이 철수할 경우 위약금을 받고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공사가 자신의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되풀이되는 임대료 문제에 인천공항 면세점 근로자도 불안에 떨고 있다. 임대료 문제로 면세점이 철수하게 되면 꼼짝 없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약 4000여명이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안정을 실현하겠다는 공사가 되려 고용 불안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공사는 임대료 협상에 있어 모든 문을 열어두고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 면세 사업자들과의 임대료 협상은 단순히 돈을 주고 받는 세대주와 세입자 간의 관계가 아니다. 2조원대 면세사업이 걸려 있고 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생계도 연결돼 있다. 반년 넘게 이어온 인천공항 임대료 문제, 이제는 끝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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