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배송비의 비밀]①무료배송 해외업체, 배꼽이 더 큰 한국업체…그 비밀은

얼마 전 알리바바의 해외직구서비스 알리익스프레스를 검색하던 직장인 K씨는 국내 오픈마켓에 배신감을 느꼈다. 이 오픈마켓 직구코너에서 5만8000원에 구입한 싸이클 헬멧이 ‘알리’에서는 43달러(4만9000원)였던 것이다. 더 ‘열 받은’ 것은 배송료였다. 국내 오픈마켓 직구는 1만원이었던 반면 ‘알리’는 무료였다.
최근 해외직구 서비스가 급증하는 가운데 배송료를 둘러싼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상품인데도 몰에 따라 배송비가 제각각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나 미국의 아마존. 아이허브 같은 곳은 바다를 건너오는데도 무료배송인 상품이 많다. 국내 몰을 통해 직구를 했던 소비자들은 손해 본 느낌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외직구 서비스들이 이용하는 국제탁송은 무게와 부피, 거리에 따라 배송료가 달라진다. 많게는 수십 달러까지 청구된다. 그런데 글로벌회사들은 자국에 유리한 UN산하기구 만국우편연합(UPU)의 우편체계를 이용한 우편배송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엄청난 탁송물량을 밑천으로 한 협상 파워로 물류업체의 배송단가를 낮추면서 무료배송을 상시화하고 있다.
중국발 해외직구 확산의 주역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대표적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우편배송과 함께 자사표준탁송, 국제탁송 등을 이용하고 있다. UPU 우편체계가 중국에 유리하게 돼 있기 때문에 우편으로 보내면 배송기간이 길기는 하지만 거의 무료로 보낼 수 있다. 우편배송 대신 ‘규모의 경제’를 이용해 중국내 1500개 물류업체들을 경쟁시켜 배송단가를 끌어내리기도 한다. 몇 천 원짜리 상품이 중국에서 한국고객의 집까지 무료로 올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마존은 월등한 협상력을 이용해 배송단가를 낮추는 경우이다. 아마존은 우편 대신 일반국제탁송을 이용하는데 글로벌 물류업체들과 교섭을 통해 비용을 낮춘다. 아마존이 지난 7월 한 달 동안 한국 구매자를 대상으로 배송비 무료 이벤트를 했던 것도 이 때문에 가능했다. 아마존은 90달러 이상에 대해서는 무게나 부피 제한 없이 무료로 배송해줬다. 당시 국내 직구족들은 대형가전이나 주방용품, 캠핑용품 등을 대거 구매하며 쾌재를 불렀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하기위한 목적이었던 것 같다“면서 "아마존은 지금도 상품에 따라 종종 무료배송을 해주는데 막대한 물량 교섭력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건강식품 전문몰인 아이허브 역시 국내 건강기능식품 구매자가 늘어나자 무료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40달러 이상 구매할 경우 무료배송을 하면서 국내 이용객이 매년 급증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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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G마켓이나 옥션, 11번가, 쿠팡, 위메프 등은 글로벌 업체보다 불리하다. 국내 오픈마켓들은 해외 각국의 셀러(판매자)들을 입점 시키는 방식으로 국내에 직구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우편 대신 국제탁송 서비스를 주로 이용한다. 우편을 이용하면 배송기간이 최대 두 달이 될 수 있고 상품파손이나 분실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국제탁송을 이용하면 입점한 셀러들의 배송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배송단가가 높아진다. 상품가격보다 배송비가 비싼 경우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소비자들이 직구하는 제품은 가격대가 높은 의류와 스포츠용품 등이 많은데 대부분 안전하고 신속하게 배송받길 원한다"면서 “이 때문에 알리익스프레스처럼 우편을 이용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싼 물건을 주로 구매하는 ‘알리’와는 배송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