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전국서 잡히는 해충들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히든카드M]

"지금 전국서 잡히는 해충들이 실시간으로 보입니다"[히든카드M]

정진우 기자
2025.10.29 05:40

기후위기가 바꾼 방역 패러다임..'해충방제 골든타임' 잡는 세스코 첨단 K방역
APEC정상회의 관문 인천국제공항도 세스코 시스템으로 '진공방역'
하루 평균 100만건 데이터 분석..40만 고객 현장 1억개 구획 단위로 모니터링

[편집자주] 눈만 뜨면 맞닥뜨리는 '의식주'가 산업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차별화된 '라이프(삶과 일상)' 스타일과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관련 기업들도 밀려드는 경쟁의 파고를 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히든카드'를 쥐기 위해 '시그니처' 공간과 상품 등을 쉴새없이 내놓고 있다. 머니투데이(M)가 이런 기업들의 드러나지 않은 스토리를 깊숙이 들여다봤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세스코 터치센터(본사) 통합상황실/사진=세스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 위치한 세스코 터치센터(본사) 통합상황실/사진=세스코

# 지난 27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첨단업무지구에 위치한 세스코 터치센터(본사) 7층. 안전요원이 보안카드로 문을 열자 대형 스크린과 수십대의 컴퓨터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어 정제된 공기 속에 낮게 깔린 서버음, 실시간으로 점멸하는 수천개의 데이터 신호가 주목을 끌었다. 세스코의 두뇌로 불리는 '통합상황실' 모습이다. 지난 50년간 축적된 환경위생 기술이 집약된 이곳은 '세스코 과학연구소'와 '시뮬레이션센터'가 맞물린 K방역의 심장부다.

통합상황실 한가운데엔 대형 스크린이 벽면을 가득 채웠다. 서울과 부산, 제주를 비롯해 전국 40만 고객 현장이 1억개의 구획 단위로 분류돼 있다. 모니터엔 트랩 포획 수치, 온·습도 그래프, 센서 로그가 초 단위로 업데이트된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약 100만건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한다"며 "현장 변화가 감지되면 시스템이 즉시 대응 알고리즘을 작동시켜 맞춤형 방제 전략을 현장에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페스트 그리드(Pest Grid)' 다.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트랩이 해충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수집된 데이터는 곧바로 통합상황실로 전송됐다. 이를 통해 전국의 각종 식당과 사무실 등 고객의 현장에서 해충이 발생하면 이를 감지해 바로 잡는 것이다.

AI 분석 엔진은 해충의 서식 패턴, 환경 요인, 시간대별 변동과 함께 종합해 위험도도 평가했다. 이렇게 생성된 데이터는 현장 컨설턴트의 모바일 단말기로 전달돼 현장 처방과 약제 선택, 대응 주기를 조정했다.

한 층을 내려가자 약 100여건의 특허와 2000여가지 맞춤형 방제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는 세스코 과학연구소가 나왔다. 이곳에선 각종 해충방제 약품을 비롯해 세스코의 기술력을 담은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해충들의 내성 실험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해충이 어떤 물질에서 견디고 죽는지 알아보는 중이었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해충의 세대 주기가 짧아지고, 저항성이 높아지면서 방제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소개한 뒤 "해충을 퇴치하는 시대에서 예측하고 선제 대응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관리 없이는 미래의 방역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건물의 가장 아래층인 지하 6층엔 일정한 온도와 습도로 유지되는 투명한 사육 케이지들이 줄지어 있었다. 연구와 장비, 시스템, 해충위생 분야를 아우르는 핵심 라인으로 이어져있는 세스코 과학연구소는 이 공간에서 바퀴를 비롯해 파리, 모기, 빈대 등 4만 마리, 713종의 해충을 사육하며 생태 연구를 통해 약제 반응과 유전적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있는 중이다.

지하 2층 '시뮬레이션센터'는 세스코의 환경위생 컨설턴트들이 교육받는 실습장이다. 세스코는 본사 내에 대형 복합시설, 공장, 요식업장 등 실제 고객사 유형을 그대로 재현한 교육 센터를 갖춰놓고 한식과 중식, 양식, 분식, 유통업, 제과점, 육가공 공장, 베이커리 공장 등 식품 취급 현장을 똑같이 꾸민 뒤 각종 위생 사고나 돌발 상황을 가정한 미션을 수행하고 평가했다.

이날 찾은 세스코 터치센터는 '첨단 방제 솔루션'이 무엇인지 한눈에 보여줬다. 하나의 현장 데이터를 단순한 문제로 인식하는게 아니라 원인과 환경 변수를 분석해 다음 방제 루트에 반영했다. 이런 순환 구조를 통해 세스코는 해충 발생 예측, 모니터링, 국제공항 방제 등 국가 단위의 선제적 대응 시스템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국내 1호 빈대탐지견 세코가 지난해 8월 빈대 해외유입 차단 민관합동 캠페인과 함께 세스코 인천국제공항 빈대방제센터에서 빈대를 탐지하고 있다./사진=세스코
국내 1호 빈대탐지견 세코가 지난해 8월 빈대 해외유입 차단 민관합동 캠페인과 함께 세스코 인천국제공항 빈대방제센터에서 빈대를 탐지하고 있다./사진=세스코

세스코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에 글로벌공항방역센터를 구축하는 등 국가 핵심 관문의 방역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해 8월엔 공항 현장에 빈대방제센터를 운영하며 국내1호 빈대탐지견 '세코'를 투입, 해외 빈대 유입 차단에도 나섰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관계자는 "모든 방역의 최종 단계는 결국 '사람'"이라며 "현장 전문가가 데이터를 읽고 그 데이터를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술과 현장을 연결하는 인력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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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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