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줄곧 비판해 오던 고용노동부가 청년들에게 ‘취업수당’을 주기로 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만을 대상으로 한정해 차별성을 뒀지만, 유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되고, 서울시는 안 되느냐”는 비판이다.
이런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은 특히 ‘취업수당’의 재원이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에서 충당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고용부는 협약을 통해 이번 사업의 재원 전액을 청년희망재단의 기금에서 마련했다. 2만4000여명에 60만원의 교통비, 면접비 등을 지원하는데, 연간 72억원이 들어간다.
정부 사업이 민간 재원으로 이뤄지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전체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의 10%만을 대상으로 하는 현재 사업만으로 재단 기금 전체의 5% 이상이 쓰여진다. 내년, 내후년에도 취업수당이 주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정당성도 확보되지 않는다. 서울시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정책이라면, 사회보장위원회 논의 등의 절차를 거쳐 예산을 조달해야 했다. 서울시가 겪은 세금 포퓰리즘 논란은 피해갔지만 정공법은 아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시범사업처럼 해서 반응이 좋으면 예산에 반영할 수도 있다”며 “내년에 관련 절차를 거치면 적어도 2018년 사업 예산에는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명대로라면 2018년까지는 예산 반영이 어려우므로 임시변통했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정부 내부에서조차 비판적인 의견이 나온다. 한 정부 관계자는 “청년들에 대한 현금 지급이 정책적으로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원칙이 서 있는지 의문”이라며 “다분히 서울시를 의식한 정책”이라고 불편해 했다.
정부 뿐만 아니다. 청년들은 고용부의 ‘취업수당’을 두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청년과 국민만을 바라보고 정책을 하자”고 제안했던 이기권 고용부 장관 스스로가 서울시만을 바라보고 정책을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