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시재생에 들썩이는 땅값…젠트리피케이션은 필연?

[기자수첩]도시재생에 들썩이는 땅값…젠트리피케이션은 필연?

신희은 기자
2017.06.01 04:34
신희은 기자
신희은 기자

낙후된 구도심 개발이 ‘전면철거 후 신축’에서 ‘도시재생’으로 전환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의 대안으로 출발한 도시재생은 서울 곳곳에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문재인정부도 ‘도시재생 뉴딜정책’으로 도시재생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의 긴밀한 공조로 도시재생 사업에 보다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과거 전면철거 후 개발은 원주민이 내몰리고 집값 상승을 기대한 투기세력이 득세하면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도시재생은 원주민이 떠나지 않고 주거공간 개선에 직접 참여하는 주축이 된다는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도시재생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일대 주거환경 개선으로 땅값, 집값이 여지없이 상승한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구도심은 낙후된 저층 주거지지만 입지가 좋아 개발시 지대 상승 효과가 ‘억’ 단위에 이를 정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뉴타운·재개발 때와는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예외 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도시재생 후 땅값과 임대료가 오르면서 임차상인이 상권에서 내몰리는 현상이 서울 곳곳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실제 젠트리피케이션은 서울 상권 흐름을 좌우하는 일종의 ‘공식’이 됐다. 자치구들이 건물주, 임차상인과 상생협약을 맺고 임대료 상승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역부족이다.

 

임대료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법적 제도나 장치가 없는 탓이다. 현재로선 도시재생으로 살기 좋아지고 유동인구가 늘어 건물 가치가 높아진 데 대한 임대료 인상을 효과적으로 늦추거나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

서울시가 공들여 추진 중인 '서울로 7017'과 중림동, 서계동 등 일대 정비계획에도 뾰족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책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앞서 도시재생을 진행한 성수동 등지에서 임대료 급등으로 인한 임차상인들의 고통이 현실화하자 새 정부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개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문제일까. 전문가들 다수는 손쉬운 해결책은 없지만 결국 당국의 '의지'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사유 재산권 행사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조할 게 아니라 주민, 건물주 등과 접점을 찾아 현실성 있는 제도를 만들고 이를 적극 시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 손쉬운 개발과 비교하면 어려운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도시재생의 진정한 성패는 젠트리피케이션 같은 문제를 얼마나 내실 있게 다루느냐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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