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은행-2가상자산사업자' 문제 없나

[기자수첩]'1은행-2가상자산사업자' 문제 없나

정혜윤 기자
2023.03.13 03:31

전북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에 이어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페이코인과 실명 확인 계좌 발급에 대한 막판 협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일부에선 우려를 쏟아냈다. 한 개 은행이 두 개의 가상자산 사업자를 모두 관리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게다가 고팍스는 최근 최대 주주가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로 바뀌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자금세탁 리스크가 불거졌다. 페이코인 역시 최근 유통량 이슈로 자금세탁 우려가 제기됐다.

2021년 9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야 원화와 코인 간 거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가상자산 사업자는 은행과의 계약이 사업의 존망을 가르는 중요한 일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신사업으로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 케이뱅크가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업체인 업비트와 계약으로 외형을 급속하게 넓힌 게 성공 사례로 꼽힌다. 케이뱅크 가입자가 2년새 4배 가까이 늘고 수신 잔액이 가파른 속도로 늘었던 데는 업비트와의 계약 효과가 컸다.

하지만 아직 위험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다. 먼저 가상자산 시장의 부침이 많아 시장이 위축되면 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확 줄어든다. 무엇보다 가상자산 시장이 아직 각종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큰 시장이다 보니 금융당국의 눈초리가 매섭다.

특금법 시행 이전에는 NH농협은행이 빗썸·코인원 두 개 사업자와 계약한 이력이 있지만 지난해 8월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계약 이후 1은행-2사업자 체제가 사라졌다.

이달 24일로 NH농협은행과 계약이 만료되는 빗썸이 카카오뱅크와의 계약을 시도했단 얘기도 있었지만 결국 빗썸과 NH농협은행과의 재계약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코인원과 계약을 이미 맺고 있는 카카오뱅크로서도 굳이 또 하나의 가상자산 사업자와 계약을 통해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리스크에 노출될 이유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1은행-1사업자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원칙은 없다. 하지만 그만큼 은행이 두 개 사업자를 포섭할만한 AML(자금세탁방지) 관리 능력을 갖췄느냐가 관건이다. 전북은행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은행과 투자자 보호 모두를 위해 신중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정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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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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