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로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물납한 사례가 나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0월 8일 올해 초 미술품으로 상속세 물납 신청된 작품 10점 가운데 이만익의 '일출도', 전광영의 '집합(Aggregation 08-JU072 BLUE)', 쩡판즈의 '초상화(Portrait, 2007)' 2점 등 총 4점이 물납허가를 받아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반입되었다고 밝혔다. 미술품 상속세 물납제도가 도입된 후 첫 사례이다.
미술품 상속세 물납제도가 도입된 것은 2023년 1월 1일부터이다. 그간 물납 대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었으나, 2021년 말이 되어서야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3년 1월 1일 이후 상속이 개시되는 분부터는 상속세가 2000만 원을 초과하면서 금융재산가액을 초과하는 경우 미술품을 상속세로 물납할 수 있게 되었다. 상속재산에 미술품 등 문화유산 등이 포함된 경우에 물납을 신청할 수 있으므로 피상속인(사망자) 소유의 미술품만 물납을 신청할 수 있다.
미술품 상속세 물납을 신청하려는 납세자는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에게 상속세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물납신청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물납 신청을 받은 관할세무서는 그 신청을 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문체부 장관에게 물납 신청 사실을 통보해야 하고, 문체부 장관은 물납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물납의 적정성과 필요성을 심의한다. 문체부 장관은 심의 결과를 관계부처 협의회에서 의결하고, 관할 세무서장에게 물납을 요청한다. 이후 납세지 관할 세무서장은 국고 손실의 위험이 크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물납을 허가하게 된다.
미술품으로 상속세 물납을 할 수 있게 되어 고무적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한계도 있다. 물납할 수 있는 범위는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형문화유산 또는 민속문화유산으로서 같은 법에 따라 지정된 문화유산,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등록된 문화유산 그리고 회화, 판화, 조각, 공예, 서예 등 미술품에 국한된다. 또한 문체부 장관이 물납을 요청하는 미술품은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등 물납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물납의 필요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납을 신청할 수 있는 상속세는 상속재산 중 물납에 충당할 수 있는 문화유산과 미술품 등의 가액에 대한 상속세를 초과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물납으로 받은 미술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이 필요하다.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상속세를 현물로 받은 만큼 이를 공매 등을 통해 매각해 세수에 충당할 필요가 있다. 최대의 난제는 미술품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지 여부일 것이다.
미술품 물납이 첫 발을 뗀 만큼 미술품 물납 제도가 제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감정평가의 신뢰성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이를 토대로 미술품 물납의 활성화, 물납 미술품의 활용 등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