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고 오늘 또 보러 왔어요."
'CES 2026' 전시 2일 차인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부스를 찾은 국내 A 기업 관계자는 중국 로봇의 발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관람객들의 시선은 권투 글러브를 끼고 잽을 날리는 로봇에 향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엉성했던 로봇들의 관절 움직임은 눈에 띄게 매끄러워졌다.
현장에서 마주한 경쟁사들의 기술 진전은 위협적이었다. 블랙잭 딜러를 하는 로봇, 탁구를 하고 셀카를 찍는 로봇까지 전시장은 퍼포먼스의 향연이었다. 올해 CES에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약 40곳 가운데 절반이 중국 기업이었다. 중국산 로봇이 대규모 물량 공세와 화려한 시연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글로벌 기업들은 '피지컬 인공지능(AI)'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가 로봇 등 물리적 몸을 얻어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에 맞춰 기업들의 기술 연합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메르세데스-벤츠·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등 빅테크와의 협력을 잇따라 공개하며 합종연횡에 나섰다.
현장에서 드러난 접근 방식은 서로 달랐다. 중국 기업들이 시각적 성과를 앞세워 로봇 산업의 '가능성'을 강조했지만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산업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내실'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를 2028년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산업용 로봇부터 시작으로 가정용까지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3년 뒤엔 인간 외과의사를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다. 분명한 건 승부는 누가 먼저 산업 현장에서 제품의 경제적 가치를 증명하느냐로 갈릴 것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잭 재코우스키 아틀라스 개발 총괄은 "로봇들이 쿵푸만 선보이면 경제적 효용을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짚었다. 전시장의 환호가 잦아든 뒤 현장에서 제 몫을 해낼 로봇만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