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최종판에 친일파인 인촌 김성수의 글이 그대로 실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교학사가 제출한 자체수정안과 다른 만큼 검정합격 취소 사유에 해당되는데도 교육부는 이를 눈감아 '교학사 구하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학사는 대표적인 친일파로 꼽히는 인촌 김성수의 '이야기 한국사'(292쪽) 서술을 삭제하겠다고 교육부에 보고해 지난해 12월 수정심의회를 거쳐 지난 5일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 내용이 그대로 담긴 채 인쇄에 들어가 당장 이번 학기부터 학생들이 이와 관련된 부분을 공부하게 됐다. 이 내용은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김성수의 친일행적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행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교육부가 승인한 것과 실제 출판된 내용이 다르면 검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는 '교학사 맞춤형 교육부'로 전락했다"며 "지금이라도 교학사를 검정취소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교육부가 전날 공개한 '2013년 검정도서 수정·보완 대조표'를 보면 교학사가 751건으로 다른 7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계에서 지적 받은 한글 창제 사실을 누락한 부분을 추가로 기술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민적 영웅'이나 '가장 존경하고 신뢰하는 지도자'와 같은 지나치게 주관적인 평가를 담은 부분을 삭제했다.
사학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가 청와대의 의사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교학사는 이미 교과서가 아닌 누더기 뭉치가 된 만큼 학생들이 이 책으로 제대로 공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