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다 죽어요”…서울시 ‘길고양이 지도’ 논란 확산

“길냥이 다 죽어요”…서울시 ‘길고양이 지도’ 논란 확산

남형도 기자
2014.12.10 05:25

길고양이 지도, 지난 4일 서비스 시작…캣맘 반발 여전 “길냥이 위치 알면 포획업자 잡아가”

“길고양이가 있는 위치가 알려지면 불법 포획업자가 잡아갑니다. 서울시의 길고양이 지도를 반대합니다.” - 캣맘(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 A씨

“서울시 길고양이 수가 25만 마리입니다. 길고양이 지도가 있어야 제대로 관리 됩니다. 불법 포획업자 감시도 더 잘할 수 있어요.” - 서울시 관계자

서울시가 길고양이 지도 서비스인 ‘길냥이를 부탁해’가 지난 4일 공개되면서 시와 길고양이를 돌보는 시민들 간 갈등이 다시금 심화되고 있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른바 캣맘들은 위치가 공개되면 불법 포획자나 동물 학대자들의 눈에 띄어 잡아가거나 악용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길고양이 위치를 동 단위로 확대해 염려가 없으며 공공 감시가 가능해지므로 오히려 안전하다며 반박하는 상황이다.

길고양이 지도는 동물복지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시민단체의 제안으로 서울시와 포털사이트 다음이 지난해부터 서비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시가 길고양이 정책을 세우려 해도 캣맘들과의 소통창구가 없고 정확한 길고양이 정보가 없어 파악이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지난 4월부터 동물복지위원회의 자문을 받는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서비스가 완성됐다. 당초 지난 10월 서비스가 시작되려 했지만, 이내 캣맘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불법 포획자의 눈에 띄게 해 길고양이를 위험에 빠뜨리려 한다는 것이 캣맘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시는 공개를 한 차례 연기하고 설명회를 개최해 취지를 전하는 한편 캣맘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시는 불법포획 등 우려와 논란의 소지가 해소된 후 길고양이 지도 서비스를 오픈한다고 밝혔다.

시는 불법 포획자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해 길고양이 위치 표시를 동 단위로 확대하고 불법포획자 신고방을 만든 후 지난 4일 서비스를 공개했다.

‘길냥이를 부탁해’는 길고양이 지도 뿐 아니라 초보 캣맘들 간의 소통 공간과 길고양이 돌보기 상식, 시가 추진하는 길고양이 관련 정책 홍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무조건 예뻐할 것이 아니라 길고양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개체수 관리에 필요한 TNR 등 필요성도 알려 공존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은 여전히 지도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이에 반발하는 상황이다. 길고양이를 8년째 돌보고 있다는 김 모씨는 “길고양이 지도를 돌보는 시민들만 본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악의를 가지고 길고양이를 포획하거나 학대하는 일들이 실제 일어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고양이 애호가인 유 모씨도 “불법 포획업자에 대한 보도가 실제로 많이 나온다”며 “시가 대비책을 마련한 후 공개한다더니 멋대로 강행해 길고양이를 위험에 빠뜨리려 한다”고 말했다.

길고양이 포획을 우려하는 캣맘들의 여론이 확산돼 최근 길고양이 지도를 중단해달라는 청원까지 게시됐다. 지난 10월 시작된 청원은 5100명이 넘는 캣맘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길고양이 지도를 시작한 취지와 달리 여론이 흘러가는 것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시 관계자는 “불법포획을 할 것 같으면 지도가 없어도 포획자들이 아무데나 가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도에 위치가 공개되면 길고양이를 포획 못하게 감시하는 사람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일단 길고양이 서비스가 시작됐으니 추후 운영실태를 지켜보고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시작된지 얼마 안됐으니 서비스를 지켜본 후 부작용이 심하면 그만둘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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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도 기자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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