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특수교육 학생, 그들만의 '7세고시'

[기자수첩] 특수교육 학생, 그들만의 '7세고시'

유효송 기자
2025.09.22 05:15

"특목고 떨어졌다고 일반고나 직업계고 못가는거 아니잖아요. 특수학교는 보통 한 번 입학하면 졸업할 때까지 다니기 때문에 떨어지면 학부모들은 벼랑 끝에 몰린 것 같다고 느낍니다"

한 특수교육 관계자가 전한 현장 분위기다. 다음해 특수학교 입학 공고가 뜨는 매해 여름 무렵이 되면 장애 학생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바빠진다.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학교를 가기 위해 분주히 전략을 짜야 해서다.

학기 중 결원이 생겼다는 소문이 돌기라도 하면 하루에도 수백통 전화가 쏟아지는 것은 물론, 자리 하나를 두고 경쟁률이 16대 1까지 치솟는다. 대치동에선 '레테(레벨테스트)'니 '초등 의대반'이니 전쟁이 벌어질 때,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은 기본적인 학교 교육을 받기 위해 그들만의 7세고시를 진이 빠지게 치뤄야 하는 셈이다.

올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12만여명이다. 전체 유초중등 학생 550만명 중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절대적으로 차지하는 비율은 작지만, 해마다 늘어나는 모양새다. 통합교육을 선호하는 추세라지만 여전히 특수학교를 원하는 학부모들도 적잖다. 서울만 놓고 봐도 원거리를 감수하고서라도 학생 3명 중 1명은 왕복 1시간 이상 통학을 감수하고 있다.

그러나 숫자로만 환산하기엔 그 안에 담긴 삶의 무게가 너무 크다. 장애 아동에게 학교 교육은 단순한 학업의 기회가 아니라 사회와 연결되는 첫 번째 다리이자,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다. 학교에선 셔츠 단추를 채우는 방법, 머리 감는 방법 등 삶의 기본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취업을 위한 징검다리가 되기 때문이다.

공립 특수학교인 성진학교는 지난 12일 서울시의회에서 계획안이 통과되면서 설립이 공식화됐다.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지역에 특수학교 하나를 세우기 위해 장애 아동을 둔 학부모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 현실이 반복되는 한, 우리 사회는 헌법이 명시한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기본적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특수 교육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도 함께 사는 '포용 사회'로의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원하면 언제든 교육받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가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도 주어지는 사회가 절실하다.

유효송 머니투데이 기자
유효송 머니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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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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