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

"말은 사람을 살리고, 세상을 바꾼다"

오상헌 기자
2025.11.05 17:00

[서평]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말이 세상을 바꾼다' 에세이 출간
사람을 일으키고 세상을 바꾸는 '소통법' 진심을 담은 '말의 힘'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펴낸 에세이/실크로드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펴낸 에세이/실크로드

이필형 서울 동대문구청장의 신작 에세이 '말이 세상을 바꾼다'(실크로드)는 사람을 일으키고 세상을 바꾸는 말의 힘에 관한 기록이다. 저자에게 말은 단순한 언어가 아니다. 살아 있는 힘이다. 저자는 자신이 듣고, 뱉고, 되새긴 말들을 반추하며 '언어의 온도'를 탐색한다. "내 인생을 바꾼 건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가슴을 흔든 한 줄의 말이었다". '삶의 지도'로 엮은 이 책은 그의 고백에서 출발한다.

책은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인 '내면의 힘을 만드는 언어'는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타인의 기준이 아닌 자기 내면의 리듬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고백한다. "주인공이 되지 못한다는 열등감이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 공직에서 무대의 중심이 아닌 변두리에 서 있었지만 더 많은 풍경을 보고 더 많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깨달음이다.

2부 '마음을 잇는 언어'에선 관계와 소통의 지혜를 얘기한다. "마음의 온도를 높이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내 마음처럼 느끼려 노력하는 것이다". 저자에게 '경청'은 단순한 침묵이 아니다. 상대의 말뿐 아니라 말하지 않는 것까지 듣는 것, 표면뿐 아니라 이면의 감정을 읽는 일이다. 오랜 공직 경험 속에서 터득한 저자의 소통법이자 인간 이필형의 철학이다. 저자에 따르면 "말은 '씨앗'이고, 씨앗이 자라면 '관계의 숲'이 된다".

'세상을 움직이는 언어'란 부제의 3부에선 말이 변화의 씨앗이 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작은 눈송이처럼 굴러가며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마틴 루터 킹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말은 인종차별을 없애고 인권의 숲을 조성하는 씨앗이 됐다. 말의 힘이 역사를 움직인 사례다. 말은 늘 변주한다. 어떤 말은 차별을 고착하지만 다른 말은 공동체의 책임과 연대를 일깨워 차별없는 세상으로 변화를 일으킨다. 변화가 거창한 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이라고 저자는 믿는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마지막 4부 '존재의 언어'에선 삶의 본질과 시간의 무늬, 느림 속에 깃든 말의 진정성을 이야기한다. "진짜 장인은 반복 속에서 매번 새로운 것을 발견한다. 그래서 장인은 먼저 자신을 다스린다". 저자의 문장에는 세월이 만든 단단함과 세상을 향한 온기가 함께 스며 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건 단순명료하다. 인간의 내면에서 시작해 관계를 만들고, 사회를 바꾸며, 존재의 근원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말의 순환적 여정이다.

작가의 문장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직하다. 저자에게 말의 본질은 "타인에게 다가가는 마음의 방식"이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다리다. 저자는 "비난 대신 이해의 말을, 무심한 침묵 대신 따뜻한 격려의 말을, 조급한 말 대신 여유 있는 말을 건네자"고 제안한다. 공직자 출신 행정가이자 정치인으로서의 다짐이기도 하다. 저자는 "내 삶은 늘 말과 함께 한 여정이었다"며 구청장으로 일하면서도 늘 '사람의 말'을 귀하게 여기고 주민들의 말로부터 삶의 진실을 배웠다고 감사해 한다.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 경복고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저자는 공직에서 명예퇴직한 후 자연에서 글과 사진으로 사람과 세상의 언어를 기록했다. 이후 동대문구청장으로 4년째 주민들과 소통하고 함께 현장에서 호흡하고 있다. 저자는 "진심이 담긴 한 줄의 말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점"이라고 믿는다며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묻는다. "당신이 오늘 건넨 말은 누군가의 내일을 바꿀 수 있을 만큼 따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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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정치부장

모색은 부분적으로 전망이다. 모색이 일반적 전망과 다른 것은 그 속에 의지나 욕망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 고종석, 코드훔치기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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