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라 회장이 노욕(老慾) 을 부리고 있다"

여권 "라 회장이 노욕(老慾) 을 부리고 있다"

이승제 기자, 양영권
2010.10.12 11:10

'동반퇴진' 거부, 라 회장…불쾌해진 여권/금융당국

라응찬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 회장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금융당국, 정치권 등은 '동반 퇴진'을 거부한 라 회장에 대해 당혹감과 불쾌감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나라당 중진 의원은 12일 "라 회장이 오만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여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한데, 퇴진을 거부하며 무엇을 지키려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야는 라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신한 사태의 권력형 배후를 밝혀야 한다며 라 회장의 증인 채택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고 △신한지주가 민간 금융회사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직접 다룰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라 회장을 '옹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여당은 라 회장 건을 놓고 당혹스런 표정이다. 라 회장이 차명계좌와 관련한 의혹이 사실임을 시인했기 때문. 게다가 신 건 민주당 의원은 "라 회장과 연계된 가차명계좌가 모두 1000개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하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라고 야당은 공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라 회장은 전날 해외 투자설명회(IR)의 일환으로 뉴욕행 비행기를 탔다.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연거푸 라 회장이 해외 출장 길에 오르자 "뻔한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 "사실상 국감 증인 채택이 불가능해졌다"며 "라 회장을 부르려면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출석 7일 전에 소환장을 보내야 하는데, 22일 종합감사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아 제때 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이어 "소환장을 송달하더라도 본인이 국감장에 불출석하면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어도 강제구인할 방법은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라 회장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과 함께 동반사퇴하면 신한 사태의 파장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상태. 하지만 라 회장이 동반퇴진을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일이 꼬였다", "사태가 복잡해지고 있다"는 반응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는 "라 회장이 노욕(老慾)을 너무 심하게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감독원도 '직무정지 상당'이란 중징계가 예고됐음에도 라 회장이 끝까지 버티겠다고 한데 대해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검찰 입장에서도 차명계좌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고 규모가 갈수록 커지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어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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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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