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보선 바람이 FTA 처리까지 늦췄다

10·26 보선 바람이 FTA 처리까지 늦췄다

뉴스1 제공
2011.10.28 19:48

(서울=뉴스1 민지형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10월 국회처리가 물 건너갔다. 여야는 28일 진통 끝에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본회의까지 한미FTA 협상을 이어가기로 잠정 합의했다.

한나라당은 28일 민주당 측에 11월 3일까지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날 8시간의 마라톤 의원총회를 갖고 "재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몸싸움도 불사하겠다"고 당론을 정했던 민주당은 이날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다음 본회의까지 한나라당과 최대한 협상하겠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와 만나 "한미 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다음달 3일 본회의까지 협상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변인은 "하지만 재재협상 관철 없이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한다는 확고한 방침을 누누이 밝혀왔다. 이명박 대통령도민주당원내대표 등 야당중진들에게 전화를 걸어 비준안 처리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국회의원 전원에게 협조 당부 편지를 전달했다. 이 정도로 정부·여당은 28일 처리에 단호한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날 야당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한나라당은 비준안의 외통위 의결조차 하지 못하자 결국 '10월 중 처리'방침을 바꿔야 했다. 외통위원장인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이 이날 오전"당장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처리를 할 때는 아니라는 판단이고 일단 야당과 대화를 또 하겠다"고 했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방침 변경은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타난 한나라당의 참담한 성적표에서 기인된다는 게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무소속 '시민후보'인 박원순 시장에 패하면서 성난 민심을 확인한 한나라당으로서는 비준안 강행처리로 인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강력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야5당 대표들이 조찬 회동을 갖고 "한나라당이 단독처리를 강행할 경우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며 몸싸움도 불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혀 한나라당의 고민을 더 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 연장은 민주당 지도부에게도 싫지 않은 카드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도 서울시장 보선 후 한나라당 못지않게 지도부 책임론이 분출하면서 '당 쇄신론'이 들끓고 있다. 여야 지도부 공히 초미의 관심사인 FTA 협상의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쇄신 요구 격랑을 피해 가고자 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강행 처리 이후 후폭풍을 걱정하는 한나라당의 입장, 여야 지도부의 곤혹스런 당내 사정 등이 한미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늦춘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10·26 재보선에서 나타난 '정당의 실종'이 한미FTA 처리를 미루도록 압박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야는 오는 30일 국회에서 한미 FTA 핵심쟁점인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와 관련해 여야정이 참석하는 원 포인트 '끝장토론'을 벌이기로 합의했다. 이번 끝장토론은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나라당에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토론 등을 통해 만약 ISD 문제가 해결된다면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응할 수 도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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