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미FTA 줄다리기···與, '명분쌓기' 언제까지

국회, 한미FTA 줄다리기···與, '명분쌓기' 언제까지

변휘 기자
2011.11.02 18:04

남경필, 비준안 기습상정···여·야, 외통위서 벼랑끝 대치

ⓒ뉴스1제공
ⓒ뉴스1제공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여야의 줄다리기가 팽팽한 가운데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섰다. 피해보전대책 마련, 원내대표 합의, 상임위 기습상정 등으로 대야 공세의 수위를 점점 높이며 박희태 국회의장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소속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은 2일 오후 2시쯤 외통위 소회의실에서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등이 외통위 전체회의장 안에서 문을 걸어 잠갔고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장으로 통하는 출입문을 점거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에 따라 남 위원장은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 것 이라며 비준안 처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곧바로 남 위원장을 둘러싸고 회의 진행을 몸으로 저지했다. 이들은 또 "소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국회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반발, 장시간 대치를 이어갔다.

남 위원장은 "여야 원내대표가 오늘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으면 내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관련 이행법안을 상정, 처리키로 합의했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아울러 "야당이 전체회의장 점거를 풀면 산회하겠다"고 달래기도 했다. 황우여·김진표 여야 원내대표는 긴급 회동을 가졌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야당에서는 남 위원장의 이날 행보를 직권상정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날치기를 하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남 위원장이 강행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할 만큼 했다'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박 의장의 직권상정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의 '강온양면 전략'은 지난달부터 계속돼 왔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10월 중 처리' 방침을 밝혔으며 홍준표 대표가 직접 "28일 강행처리"를 선언했었다. 아울러 당·정·청 회동에서 정부가 "31일 처리"를 요청하고, 한나라당이 이에 부응하다가 야당의 논의를 기다리면서 외통위 처리를 미루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와중에 여야 원내대표는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비준안 우선 처리 후 재논의하자고 합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대로 합의가 무산되자 황 원내대표는 "정부가 못 받겠다고 한 것까지도 압력을 넣어 (피해보전 대책을) 이끌어냈는데, 정부는 여야 합의가 깨졌으니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피해보전 대책을 백지화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에 따라 FTA 비준안의 직권 상정은 여야간 합의된 정기국회 의사일정에 따라 본회의가 예정된 오는 3일이나 10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마지막까지 야당과 대화, 타협하겠다"면서도 거듭 "노력은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실상 강행 처리 의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야당을 압박하는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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