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새정치 워크숍, 재보선 패배 분석…김상곤표 혁신위에 '돌파구' 주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4·29 재보선 패배원인과 당 위기상황 등에 쓴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재보선 패배의 원인 가운데 "'참여정부 무오류설'을 연상시키는 대응은 전략상 부적절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새정치연합은 2일부터 1박2일간 경기도 양평의 가나안농군학교에서 농사체험 및 워크숍을 가졌다. 첫날 오후 '4.29 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과 평가' 시간엔 서울 관악을, 광주서구을 등 지난 재보선 4개 선거구에 대해 여론조사의 일종인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실시한 결과가 발표됐다. 새정치연합은 4개 선거구 모두 당선자를 내지 못하며 '0대 4'로 졌다.
◇'참여정부 무오류설' 성완종 특사 대응 부적절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 라이브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총평에서 "경선 원칙 고수가 불가피했음을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소극적 후보 공천으로 불리한 선거를 치렀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전략이나 메시지 면에서 "공세에 취약한 '친노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며 "친노 프레임은 보수층은 결집시키고, 야당은 분열시키며, 공세에 대한 야당의 대응은 매우 취약한 프레임"이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 무오류설'을 연상시키는 대응은 전략상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성완종 특별사면'을 들고 새누리당이 역공을 펼쳤을 때, '법무부에 문의하라'는 식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당 안팎에선 그동안 참여정부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이슈만 제기되면 새정치연합의 '스텝'이 꼬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배경으로 참여정부는 새누리당의 보수정부에 비해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오류 없이 국정도 잘 했다는 이른바 무오류설이 깔린 것으로 분석돼 왔다. 윤 센터장은 이것을 정면 거론한 것이다.
참여정부 핵심인사로 활동한 문재인 대표는 이 대목에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센터장은 이밖에 "경제정당론에서 정권심판론으로, 성완종 검찰수사론에서 특별검사론으로, 성완종 특사 법무부 소관론에서 이명박정부 연루론으로 메시지가 일관되지 못해 유권자들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꼬집었다.
윤 센터장은 새누리당 측면에선 보수정당과 그 지지층 사이에 일체감이 형성돼 보수층의 상시적 결집 양상이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FGI 결과 '성완종 리스트' 사건의 영향이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배경에 이런 보수층의 결집이 깔려있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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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론, 새정치연합 잘못하지만 신당 창당엔 반대
진성준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FGI 조사에서 △야권분열 구도와 인물경쟁력에 뒤져 선거에 패배했고 △그 이면에는 제1야당으로서 정치적 역할이 미흡하다는 점 △계파 갈등 등 당내 분열양상이 심각하다는 점이 지적됐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다만 "호남신당 창당론에 대해서는 결국 새누리당을 도와 주는 것으로 절대 다수가 반대 의견"이라며 "결국 새정치민주연합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점을 다수가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 광주 지역의 조사에서 '새정치연합이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83.7%로 압도적이었지만, '호남 신당 창당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3.7%로 나타났다고 참석 의원들은 전했다. 새정치연합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당이 분열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게 광주의 민심이라는 해석이다.

◇김상곤, 경고 무시하면 붕괴…혁신위 역할 질의 쏟아져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산업현장에서 통용되는 '하인리히 법칙'을 제시하며 새정치연합이 작은 경고를 무시해 조직이 붕괴되는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기구 운영 및 향후 로드맵 발표에서 "하나의 대형사고가 일어나려면 29개의 소형사고가 나고, 300명이 가볍게 다치는 과정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며 '1대 29대 300'이라는 하인리히 법칙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조직이 결정적으로 무너지기까지는 이러한 경고가 누적되고 계기가 주어지는데 그런 경고를 무시하다가 붕괴한다"며 "새정치연합이 이런 상황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발표가 끝나자 의원들은 김 위원장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 시간을 이어갔다.
강창일 의원은 "통큰 리더십과 질서가 필요하다. 당내에서 싸우지 말고 나가서 싸우자"며 결의를 다졌고, 김성곤 의원은 "그동안 혁신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이제는 실현 가능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다짐했다.
홍의락 의원은 "우리 당이 여러차례 선거 패배 후에도 복기하지 않아 패배를 반복해온 측면이 있다"며 선거 패배 진단에 의미를 부여했고, 백재현 의원은 "사람보다 제도가 문제이기 때문에 혁신위가 안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의원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4가지 과제인 "정체성, 리더십, 조직건강성, 투쟁성 등의 구체적 생각이 무엇아냐"고 물었고, 백군기 의원도 "4가지 과제가 국민 눈높이에서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유성엽 의원은 "새누리당이 제시한 오픈프라이머리를 능가하는 혁신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고, 윤후덕 의원은 최고위원의 운영을 개선하는 방안과 당원가입이 잘 될 수 있도록 디지털정당의 목표를 갖춰달라"고 주문했다.
오제세 의원은 "대한민국의 위기는 정치실종에 있고 이런 흐름을 바꿀 사명이 우리 당에 있다"고 강조했고, 김영주 의원은 "당의 통일된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호준 의원은 당원 평균연령이 58세임을 꼬집으면서 "젊은 사람이 도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말했고, 김기식 의원은 "종합대책발표식이어서는 곤란하고 혁신위가 본질적인 문제로 정면돌파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의원 개개인은 헌법기구지만 계파적, 집단이기적 발언은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당과 국민의 동의를 얻는 혁신안을 만들어 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