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사망]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5분쯤 전씨가 자택 화장실 내에서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전씨를 확인하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했다. 지난달 26일 12·12 군사 쿠데타 동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별세한 데 이어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난 것.
아직 공식 사망 원인 발표 전이지만, 숙환인 다발성 골수종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씨는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 훼손 관련 재판에 출석한 지난 8월, 몰라보게 수척한 모습으로 나타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고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가운데 다발성 골수종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은 이른바 '뼈를 녹이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발병 원인이 명확지 않고 사망률도 높다. 40세 이후가 되면서 점차 발병 빈도가 높아지며, 7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발병하면 감염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드는 세포인 형질세포가 종양세포로 변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고 이 때문에 골수에서 적혈구나 정상 백혈구 등이 줄어든다. 정상적인 항체 생산 감소로 감염에 매우 취약해지게 되며 특히 비정상 형질세포가 뼈조직을 파괴해 혈액 내에 칼슘을 과도하게 방출한다. 적혈구 수의 감소는 산소 공급 능력을 떨어뜨려 빈혈로 이어지며 혈소판의 감소는 지혈 기능을 저하시켜 비정상 출혈을 유발한다.
통상 경구 항암 화학요법을 부신피질 호르몬제와 함께 투여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되는데 치료의 강도는 환자의 건강상태와 연령에 따라 정해진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씨는 고령이어서 이 같은 항암 치료가 어려웠고, 대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학교 병원 의학백과사전에 따르면 진단 후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도 있지만 대개는 2년 정도만 생존한다. 전씨는 지난해만 해도 골프를 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1년만에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걸음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재판에서는 자신의 거주지조차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