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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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드라마 '응답하라 1994'(응사)는 제목처럼 1990년대가 배경이다. 주인공 나정(고아라)의 방, 쓰레기(정우)의 병원 사무실엔 묵직한 데스크톱 컴퓨터가 등장한다. 당시 컴퓨터용 윈도 OS(운영체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거의 모든 프로그램, 게임, 홈페이지 등이 윈도 기반으로 개발됐다. 그 후 20년, 2014년을 앞둔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데스크톱은 노트북에, 다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에 대세 자리를 넘겼다. 컴퓨터용 윈도에 최적화된 홈페이지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안드로이드 OS)나 애플 아이폰(iOS)에선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속칭 '깨짐' 현상이다. 이 같은 깨짐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여의도 국회다. 올해 마지막 본회의로 예상되는 30일 예산안을 먼저 상정할지 국가정보원 개혁법안을 먼저 상정할지 여야 신경전이 치열하다. 서로 유리한 문제를 먼저 다루자며 맞섰기 때문이다. 여당은 예산안이 급하다. 야당은 국정원 개혁에 당 운명을 걸었다
"왜 우리금융저축은행 가격이 그렇게 문제가 된 거지?" 최근 진행됐던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과정을 지켜보다가 이런 의문을 품은 이들이 적잖았을 것이다. 지난 24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5시간30분여의 격론 끝에 NH농협금융에 우투증권 패키지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불과 나흘 전(20일)에 얘기만 하다가 안건도 못 올리고 끝난 전력이 있으니, '만장일치로 최우선협상대상자에 NH농협금융'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이들은 결국 NH농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도 '조건 개선(가격 인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단서를 달고서야 직성이 풀렸다. KB금융을 차순위협상대상자로 둬 농협금융을 압박할 수단도 마련했다. 이 동안 이사회 안팎은 '배임'이니 '헐값 논란' 등의 얘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의 일괄매각 원칙마저 위협받을 정도였다. 특히 지난 23일 정무위에서 '우리저축은행'이 헐값 논란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등 저축은행 가격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 입찰에서 KB금융은
철도노조 간부들이 조계사에 은신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25일 노조가 정부에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조계종을 포함한 종교계에는 '중재'를 서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에 파업 종료의 명분(퇴로)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제안이다. 노조의 요청에는 체포 영장 발부 이후 노조 집행부의 오랜 도피생활에 따른 피로와 압박감, 파업을 이어가기 힘든 부담감이 묻어 있다. 강경 대응으로 일관해온 정부는 마지막 '일전'을 앞두고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파업이 '진압'된다고 한들 정부가 이기는 걸까. '강한 정부'로서의 권위를 세우고, 의지를 관철시켰을지는 모르지만 '섬기는 정부, 아량 있는 정부'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길에는 오히려 큰 벽을 하나 쌓게 될 것이다. 옛 정부와 비교되는 게 자존심 상할지 모르겠지만 2003년 4월 철도파업 당시 고 노무현 대통령은 철도노조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함께 식사를 했다. 밥 한끼로 문제가 풀릴 일은 아
"코스닥 상장 이후 예상했던 '득'(得)은 적고, 예상치 못한 '실'(失)만 늘고 있다.“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한 중소기업 재무담당자의 말이다. “시장상황 악화로 증자 등 자본조달 경로는 꽁꽁 막혀있는 상황에서 투자자관계(IR) 관련비용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도 재무상태가 공개되면서 거래처의 판가인하 압력도 들어온다”고 그는 토로했다. 이처럼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 사이에서 자본조달이라는 본연의 기능은 제대로 못하면서 기업들의 관련 제반비용 부담만 늘리는 코스닥 시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장사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주요 경영정보를 알리는 것을 당연한 의무다. 하지만 코스닥 상장사의 대부분이 대기업 협력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의무가 때로는 ‘비수’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동반성장’을 외치는 목소리가 켜졌고, 이전에 비해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가 개선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익률이 높으면 어김없이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들어오고, 반대로 부채비율 등
A백화점은 올해 정기세일과 브랜드세일, 특가세일 등 별의별 세일을 합쳐 1년 중 146일간 세일행사를 벌였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홈쇼핑,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같은 온라인 유통채널 등이 사실상 하루 건너 하루 꼴로 세일을 하고 있다. 마진은 줄이고 매출은 늘려 불황을 넘어보자는 계산이다. 이런 유통업계의 '마른 수건 짜기' 식 마케팅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최근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외국 쇼핑 이벤트까지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것이 단적인 예다. 오죽 어려우면 미세먼지나 폭설, 강추위 등 날씨와 연관된 할인 행사까지 봇물을 이루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눈물 나는 판촉전에도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 3사는 사상 처음으로 올해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백화점과 편의점 도 한 자릿수 성장이 유력시된다. 그러다보니 유통업체에 상품을 납품하는 중소 중견기업들은 아우성이다.
"제가 하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모티브로 신군부가 독재기반을 다지기 위해 조작한 부림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의 인기가 심상찮다. 지난 18일 개봉 후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누적 관객수가 175만 명을 넘어섰다. 속도로 보면 1000만 돌파의 청신호다. 영화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송우석은 대학 졸업장도 없이 독학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 생활을 하다 돈을 벌겠다고 변호사가 된 인물이다. 동료 변호사들의 무시를 받으면서도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소위 잘 먹고 잘 사는 데 자족하는 삶을 산다. 그러다 국밥집 아들이 부림사건에 휘말려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변호인을 자처한 뒤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영화는 송우석이란 인물이 시대적 사건을 맞닥뜨리면서 사회문제와 정의에 눈을 뜨는 과정을 그렸다. 그런데 연말연시, 이런 사뭇 진지하고 심각한 영화가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크리스마스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치권 시계는 1년전 그대로다.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의혹 사건 등 대선정국 망령에 발목잡혀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1년이나 지속된 여야간 극한 갈등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최근 신당 창당에 나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32%(민주당 10%, 새누리당 35%)에 달한 것은 여야 모두를 경악시키기 충분했다. 그렇다면 여야는 어떠한 해법을 모색해야할까. 보수권과 진보쪽 정치전문가들에게 두루 해법을 물어봤다. 이들은 정치복원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 전문가는 "과거 갈등을 끝내기 위해선 진실규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검찰수사로는 여야 모두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대통령이 야권이 요구하는 특검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의혹을 정확히 규명하고 재발방치대책 등 확실한개혁
"지난해 총선과 대선때 여권에 투표했던 내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장모(55, 여)씨.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거친 얘기를 던진 그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목동 행복주택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 1년 기념일에 정부는 목동 주민들에게 커다란 선물을 선사했다"며 정부의 행복주택 지구지정 강행을 비난했다. 지난 19일 저녁. 목동 행복주택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선 정부의 소통이 화두가 됐다. '정책 실무자 조차도 행복주택 지구지정의 핵심과정인 중앙도시계획위원회가 이날 열린다는 사실을 당일 아침에야 전해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지자 비대위원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반대주장을 묵살하고 통과시키기 위해 실무자조차 모르게 윗선(?)에서 날치기 계획을 세웠다는 추론이 쏟아졌다. 지금까지 정부의 행보를 보면 행복주택 건립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흔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급 규모를 절반 가량 줄이고 지자체에 입주자 선정 권한을 위임하는 등 원
"목표 하회는 사실인만큼 당국으로서 대책을 찾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과 관련, 김중수 한은 총재가 지난 주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밝힌 말이다. 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를 사전에 제시하고, 정책금리 조정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고 하는 운영방식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2013~2015년까지 3년간 적용할 중기물가안정목표를 2.5~3.5%로 설정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6월 이후 17개월째 한은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3개월째 0%대를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생산자 물가 역시 14개월째 하락세다.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CPI)에 대체로 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저물가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공급' 측면의 문제를 들고 있다. 석유와 농산물 가격 하락에
"2000만원이 넘는 핸드백을 사는 사람이 세금 수 십 만원 더 내는 걸 신경이나 쓰겠어요?"(A명품업계 관계자) 정부가 내년부터 수입가격(또는 출고가격)이 200만원을 넘는 고가 명품 가방에 대해 개별소비세를 물릴 예정이다. 200만원 초과분의 20%만큼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고, 다시 소비세의 30%만큼 교육세가 덧붙으면 3~7%까지 가격이 오르는 셈이다. 정부의 이런 개별소비세 부과 방침은 형평성이 그 배경이다. 고가 시계와 귀금속, 모피 등 200만원 이상의 다른 사치성 제품에는 이미 20% 개별소비세가 붙지만 유독 명품 가방은 과세대상이 아니었다. 과소비를 억제하는 것이 개별소비세의 근본 취지이기 때문에 이런 순기능을 할 것이라고 속내도 있다. 하지만 명품업계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개별소비세 부과로 명품 가방에 대한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우선 주력 가방 가격이 100만~300만원대인 루비이통은 대부분의 제품이 개별소비세 과세 대상이 아니다. 샤넬
우선 반성한다. 지난 17일 'KBS "스마트폰·PC도 수신료 4000원씩 내라"'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KBS가 스마트폰 대당 매달 4000원씩 받겠다는 정책제안을 했다는 내용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과 다르다. 'TV를 보지 않는 가구 내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만 부과하고 TV를 보고 있는 세대의 구성원에는 추가 부담이 없다'가 정확한 내용이다. 그런데 심지어 KBS 직원조차 "내 스마트폰에 수신료가 추가로 부과되는 줄 알고 있었다",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는 직원도 적지 않았다. KBS가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KBS는 다음 날 해명자료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수신료를 내는 세대에 추가 부담은 없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수신료 부과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전히 KBS는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하고 싶어한다. 더군다나 세간의 오해를 서운해 한 KBS는 '거짓말'을 했다. '스마트폰에 수신료 부과해달라는 정책제안'이 수신료
"국민 대다수가 관심도 없는데. 타당성 조사가 얼마나 많은 인원이 동원돼야 하는데요. 기간도 오래 걸리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입주민과 시행사가 분양전환을 앞두고 각각 의뢰한 감정평가가 최고 3배 차이를 보이는 '대형사고'가 났음에도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 담당과장의 첫마디는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다"였다. 국민의 관심사가 아니면 문제를 인지하고도 그냥 넘어간다는 뜻인지를 묻자 "타당성 조사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타당성 조사는 많은 인원이 동원돼야 하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고 했다. 타당성 조사를 해도 현행 평가기법으론 '평가불가'로 나올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고급주택단지에 대한 프리미엄 가치는 주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 과장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귀찮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말들이었다. '한남더힐' 때문에 크게 드러난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문제를 축소하려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