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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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는 변화에 익숙하다. 다이나믹 코리아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지금은 골동품에 가까운 '로터리' 전화기부터 '버튼형' '삐삐' '시티폰' '일반 휴대폰'을 거쳐 '스마트폰'을 두루 사용해왔다. 이렇게 변화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편하거나 유익해서다. 발신전용 휴대전화인 시티폰의 수명이 짧았던 이유는 공중전화 근처로 가야하는 불편과 수신할 수 없는 불편 때문이었다. 순천낙안읍성의 초가마을은 1970년대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꿨었다. 매년 이엉이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 때문이었다. 요즘은 매년 이엉이기를 한다. 불편하지만 관광지로서 얻는 유익이 있기 때문이다. 전주 한옥마을도 마찬가지다. 전주시에서 한옥마을로 보존해가자고 할 때 주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한옥마을로 유명해지며 관광수입이 적지 않은 지금은 달라졌다. 당시 한옥을 헐고 양옥으로 지은 집주인들이 후회하고 있을 정도다. 올해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됐다. 100년간의 익숙함에 변화가 생긴 것
"직원들에게 베풀면 그 이상으로 보답해주지 않겠습니까." 최근 만난 평택 소재의 한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가 조심스럽게 꺼내놓은 경영철학이다. 이 CEO는 얼마 전 회사 운전자금으로 쓰기 위해 자신의 회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운전자금보다 조금 더 대출을 받았고, 남는 자금은 그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에게 특별 성과급으로 나눠줬다. "지난해 이익도 많이 났는데 회사 돈으로 성과급을 줘도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CEO는 "괜히 회사 돈을 썼다가 주주는 생각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성과급 잔치나 벌인다는 얘기나 들을까봐 개인 돈으로 썼다"고 답했다. 또한 이 CEO는 최근 회사가 평택에 있다 보니 직원들이 가족단위로 문화체험을 할 기회가 적다고 생각, 개인 돈으로 직원 가족들의 서울 나들이도 추진했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CEO의 배려에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매년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의장의 누적 기부액이 약 280억달러(약 30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의 재산이 우리 돈으로 74조 원이었으니 번 돈의 40% 가량을 사회에 '쾌척' 한 셈이다. 미국의 기부 문화는 비단 빌 게이츠와 같은 부자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을이나 직장 등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기부에 대한 인식은 일반인들에게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물론 기부에 따른 세제혜택이 후한 점도 오늘날의 미국 기부 문화 정착에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기부금 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법적으로 인정되는 단체 등에 기부를 했을 경우 전액에서 일정액을 공제 해주는 기부금 소득공제를 실시 중이다. 해마다 연말정산 시점이 되면 기부금 공제가 도입 취지와 달리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나눔을 통한 기부 문화 확산이 아니라 단순히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도구로 악용된다는 지적이다. 기부액보다 많이 낸 것처럼
철도 파업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18일 KBS는 9시 뉴스를 통해 코레일의 적자 원인을 분석하면서 국토교통부를 인용해 "코레일 1인당 평균 인건비가 6900여만원. 매출의 46% 절반 가까이를 인건비로 썼다"고 보도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코레일 적자를 메우기 위해 한해 평균 7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 붓고 있다"며 "적자를 줄일 수 있는 자구노력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KBS 보도를 요약하자면, 코레일 1인당 평균 인건비가 6900만원으로, 이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적자가 심해졌고 이를 세금으로 메우고 있으니 코레일은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달 후인 지난 18일 KBS는 9시 뉴스를 통해 '억대 연봉자 과다' 논란이 일자 "사실과 다른 보도로 시청자들이 혼란해 하고 있다"며 "KBS가 직원의 연봉을 전수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연봉자는 35%"라고 밝혔다. 이 기준대로 따져 2012년 기준 KBS 직원 수가 4800여명임을 고려하면 1500
"남조선 당국이 동족에 대한 편견과 불필요한 의심부터 털어버려야 한다" 북한의 평화·대화공세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제의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연일 '중대제안'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 평소 우리 정부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 실명으로 비난하며 원색적 비난을 해오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정부는 북한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위장평화'공세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해외순방 중인 박 대통령 역시 지난 18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현지에서 국방부를 포함한 외교안보 관계 장관들에게 "북한이 이런 선전 공세를 할 때일수록 더욱 대남 도발 등에 철저히 대비하는 철통같은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은 위장평화 공세를 펴고 있는 것일까. 정부가 위장평화 공세라고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1950년 6·25전쟁이다. 당시 북한은 6월9일 남북 간 평화협상을 하자고 제
'썩은 물건에는 뚜껑을 덮어둔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종기는 더 곪기 전에 도려내야 한다'는 우리식 사고와는 정반대다. 잘못된 일을 덮는 것보다는 과감히 도려내고 나가는 게 우리의 습성이다. 공기업 정상화 이야기다. 우리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걸고 공기업을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철도노조 파업이 본보기였다. 정부는 일찍이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손해배상 청구부터 직위해제, 노조 지도부 구속이라는 초강수로 대응했다. '노조와의 전쟁'이었다. 사장들에게도 으름장을 놨다. 산업통상부 장관은 공기업 사장들을 불러모아 "부채와 방만경영을 개선하지 못하면 사표 쓸 각오를 하라"고 했다. 썩은 종기를 도려내겠다는 각오다. 오랫동안 묵힌 공기업 문제들이 제대로 공론의 장에 섰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정부가 슬쩍 덮어놓은 뚜껑이 있다. 언급도 꺼린다. 바로 '낙하산 인사'로 대변되는 비전문적 인사 등용이다. 정부는 사장들에게 '제대로 하라'고 호통을 치면서도 정작 '제대로
부동산시장 보도와 관련해 '전세난'과 '월세 증가'는 이슈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실제로 서울시내를 비롯해 수도권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으면 공인중개사들은 하나같이 "전세 물건이 없다"고 답한다. 전세 수요도 많을뿐더러 집주인의 월세 선호로 공급까지 줄어들면서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계절적 비수기 탓에 전세 물량이 조금씩 나오는 추세라곤 하지만 그마저도 봄 이사철이 다가오면서 또다시 물건 기근에 따른 전세난이 극심해 질 것이란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장이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민간임대시장이 점차 '전세' 중심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다고 전한다. 전세 제도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제도로, 최근 집값 하락과 기준 금리 하락 등으로 집주인이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을 선호해서다. 올해 재개약을 앞둔 임차인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단기간에 큰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은 어쩔 수없이 월세를 받아들인다. 서울시내 아파트의 경우 지역이나 보증금에 따라 다르지만 다달
"한국GM은 글로벌 제너럴모터스(GM)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GM은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노동비용이 올라간 점은 문제입니다." '2014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가 개막한 지난 14일 매리어트호텔에서 만난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한국에 확실히 남을 건가" "한국GM에 구조조정을 할 계획인가"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같이 답했다. 모두 '예'나 '아니오'식으로 딱 떨어지는 답변이 아니어서 여러 해석을 낳았다. 우선 "한국GM이 큰 역할을 한다"는 대목은 한국GM이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큰 탓에 현행 생산체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도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바라의 이번 발언은 "한국GM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쪽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구조조정 여부에 대한 두 번째 답변의 경우 '노동비용이 올라가 수익성이 떨어
한국의 실리콘밸리, 판교 테크노밸리와 미국 실리콘밸리가 정반대의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고임금 기술자의 유입으로 인해 지역민들이 살기 어려워졌다고 한다. 홀로 월세를 구해도 약 350만원에 달하기에 연봉 약 6만달러(약6700만원)를 받는 '바트(BART·한국으로 치면 전철)' 노동자들도, 선생님들도 샌프란시스코에 더 이상 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반대로 실리콘밸리를 꿈꿨던 판교 테크노밸리는 개발자들은 주변 동네보다 수입이 적어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판교 이주를 마친 IT회사의 개발자들은 판교 전세가 4억원에 달해 주위에 주거지를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주차난이 심각해 자가용을 몰고 가기도 어려워 왕복 3시간이 넘는 출퇴근길을 감수해야 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기사가 나간 뒤에도 판교 개발자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그중 하나는 높은 전세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었다. 판교 주변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소득제한이 있어 3인 이하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
"사고가 거듭 재발하는 것은 금융회사들이 아직까지도 개인정보보호 문제와 관련해 통렬한 반성과 적극적 개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특히 최고경영자들의 관심과 열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발생한 카드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금융지주회장, 업권별 협회장, 주요 금융사 CEO 등을 긴급 소집한 후 강도 높은 질책을 했다. 회의에서는 그 동안 수차례 사고가 터지면서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 왔고 개선·보완 노력을 했지만 또 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여전히 최고경영자들이 보안을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날 회의는 시작 불과 몇 시간 전에 소집 통보가 됐을 만큼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그 만큼 이번 사고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분노가 컸다는 의미다. 사실 보안사고를 완벽하게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보안업계 등의 입장이다. 날이 갈수록 해킹 기술 등도 발전하고 있어, 창과 방패의 싸움이 끊이없이 이어지는 것이 보
중소 협력업체인 A사에 다니는 한 지인은 최근 거래 대기업의 4분기 실적악화 소식과 관련, '울수도, 웃을 수도 없는' 복잡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그동안 '을'로서 감수해야 했던 설움을 생각하면 부진한 실적이 고소하다 싶다가도, 혹여 실적부진을 이유로 단가인하 요청 혹은 압박(?)이 거세지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비단 그 거래 대기업 뿐 아니다. 그는 자신의 회사와 거래하는 모든 '갑'회사와의 관계에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는 "그래도 갑이 잘되는 것이 다 같이 잘되는 것"이라는 말로 하소연을 마무리했다. 갑과 을의 이같은 불편한 공생관계는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다. 대리점이 주요 유통망인 건축자재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폴리염화비닐(PVC) 등 플라스틱 원료를 대기업에서 납품받아 인테리어 자재 생산공장 등에 판매하는 B대리점주는 연말만 되면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수금조차 잘 되지 않아 월 마감 맞추기도 빠듯한데 새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 30대 그룹 사장단을 만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변으로 기자들이 몰려 들었다. 기자들의 관심은 30대 그룹 얘기보다 공공기관 개혁 방향에 쏠려 있었다. 공기업 경영개선 방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윤 장관은 "산업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들의 경영 정상화 방안에 대해 프로젝트별로 꼼꼼히 검토해 봤다"며 "이달 26일쯤 얼마나 보완했는지 다시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했던 공기업 사장들의 '사표'에 대해선 손사래를 쳤다. 지난 10일 '퇴짜'를 놨던 에너지 공기업들에 대해 재시험을 보겠다는 얘기지 옷을 벗기겠단 얘기는 아니라는 것. 공기업별로 꼼꼼하게 챙겼다는 윤 장관의 말에선 "이번에 공기업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란 결연한 의지도 엿보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산업부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 등 다른 부처들도 공공기관 경영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심지어 준정부기관인 탓에 사업 예산도 없고 재정이 열악한 기관들이 많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