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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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통카드로 활용하던 체크카드를 분실했다. 분실 직후 해당 은행에 전화를 걸어 분실신고까지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뒤끝이 깔끔하지는 않았다. 특히 상담원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렸다. "고객님, 체크카드 분실신고는 정상적으로 처리됐지만 교통카드 기능의 경우 최장 3일 정도 후에 분실처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유가 궁금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교통카드의 경우 은행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연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통카드를 관리하는 회사는 해당 차량이 차고로 복귀한 후 시스템을 점검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달리 교통카드에 대한 분실신고가 실시간으로 적용되지 않는 이유다. 주말이 포함될 경우 시스템 적용은 최장 3일까지 걸린다. 깐깐한 카드 사용자라면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이 같은 민원은 수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카드로 결제되는 금액이 워낙 소액인데다 교통카드 결제금액을 일일이 따지는 사람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분실
최근 부동산시장 동향 취재를 위해 서울시내 중개업소를 돌아다니다 보면 공인중개사들이 꼭 하는 이야기가 있다. "국회의원들에게 부동산 관련 법안 좀 통과시켜 달라고 얘기해 달라"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올해 △4·1 부동산대책 △7·24 부동산후속조치 △8·28 전·월세대책 △12·3 부동산후속조치 등 네 번의 부동산대책(조치)을 내놓았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하다. 무엇보다 이들 대책을 통해 나온 관련법들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감정원을 비롯해 시황을 조사·발표하는 부동산정보업체들은 매주 아파트값 상승과 함께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도대체 거기가 어디냐"고 묻는다. 그만큼 매매 거래가 거의 없다는 게 현장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154건으로, 전 분기(2만4517건)보다 1만4363건 줄었다. 부동산시장 침체는 곧 부동산 중개업소를 비롯해 관련업계
"한국형 헤지펀드요? 믿을 수가 있어야죠." 한 연기금 고위관계자에게 내년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그는 "여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라고 대화 내내 강조했다. 헤지펀드 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 것은 아니다. '저금리·저수익' 기조 속에서 절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헤지펀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점을 절감하고 있었다. 다만 그의 관심은 '믿을 수 있는' 외국 헤지펀드 투자에 고정된 상황이다. 연기금의 우려는 헤지펀드 운용의 투명성과 관련된 것이다. 그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주로 롱숏전략을 구사하는데, 과연 우리가 기대하는 그 전략이 맞는지 모르겠다"라며 "특히 '숏(공매도 등을 통해 매도하는 전략)'에 대한 경험이 일천해 사실상 '롱(매수)'만 이뤄지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내 헤지펀드 하우스 역시 이같은 우려를 알고 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내년부터 헤지펀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와중에 더 투
"기사가 왜 아직까지 수정이 안됐습니까?" 머니투데이가 지난 5일 보도한 '수능 출제오류 심사 8분30초만에 끝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홍보실장이 따지듯 물었다. 기사는 출제 오류 논란에 휩싸인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에 대한 이의 심사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을 알린 내용이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최근 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날림심사'가 이뤄진 것은 물론, 자문비용이 1억6000만원에 달했다는 보도자료를 교육부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수능 출제오류 논란이 뜨거운 만큼 박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본지 외에도 20여개 매체가 내용을 보도했다. 그런데 평가원 홍보실은 다짜고짜 기자들에게 연락해 "사실과 전부 다르다"며 "명백한 오보"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관련 자료를 요구해 줬을 뿐인데 기자들에게 뿌릴 줄 몰랐다"며 "'을(乙)'의 입장인 평가원이 기사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기내식에 유난히 민감합니다" 외국계 저가 항공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국에 취항할 때 가장 큰 '문화적 충격'이 기내식이라고 한다. 한국 승객들은 기내식이 입에 안 맞으면 곧바로 항의를 하며, 일부 외국계 항공사가 따로 돈을 지불해야 기내식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다음부터 해당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라는 것이다. 외국여행을 자주 가는 허미정 씨도 최근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다가 기내에서 생수를 3000원에 파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허씨는 이 항공사의 방침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생수를 사 먹었지만 속으로 다시는 이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외국계 저가 항공사의 기내식 정책이 의외로 합리적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1만원만 내면 훌륭한 기내식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저가 항공사인 스쿠트항공은 스타셰프 앤이 레시피를 개발한 태국식 레드카레를 12싱가포르달러(한화 1만원)에 기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에어아시아엑스도 지난해
"아빠든 엄마든, 원래 다 보는 거 아녜요? 아마 우리 정보도 그럴걸요."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개인정보 불법 유출 논란과 관련해 쏟아지는 기사를 보던 모 대기업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 행정관에서부터 개인정보보호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관계자, 민간정보의 최일선에 있는 구청 직원 등까지 개인정보 유출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연일 터지면서 놀랍다기 보다는 "원래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 수준이 그런 것"이라는 서글픈 푸념이었다. 청와대는 "개인적 일탈 행위"라며 조직적 개입 의혹에 선을 긋고, 개인정보 유출에 개입한 것으로 지목된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어, 이번 사태는 검찰 수사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권력층에 있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타인의 개인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취약한 개인정보보호의 현실이 다시한번 드러났다는 것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름, 주민번호 등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는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는
'박근혜의 창조경제·안철수의 생각·김정은의 머릿 속'. 이른바 여의도 정치권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되는 '3대 미스터리'다. 그런데 최근 2가지가 추가됐다. '민주당의 미래' 그리고 '황우여 대표가 웃는 이유'다. 그냥 한번 웃어 넘길 유머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 국회에 적을 두고 사는 출입기자로서는 씁쓸함이 남는다. 우리나라 정당의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대한 '조롱'과 '불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냉대와 불신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선이 끝난지 1년이 다 돼 가지만 여전히 대선 이슈로 싸우고 있다. 여야가 '논의->설전->보이콧->재개->논의…'만 반복하는 사이, 서민들과 중산층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민생 법안들도 뒷전이 됐다. 두 당을 이끌고 있는 황우여 대표와 김한길 대표에 대한 평가도 좋을 리 없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것이 리더십 부족이다. 황 대표는 '국회 선진화법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참석한 우리나라 대표단이 세계 최대 경제블록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한 예비 양자협의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TPP 참여를 위한 첫번째 공식 절차인 관심 표명을 한 지 닷새만이다. TPP 협상에 참여하려면 관심 표명 후 예비 양자협의, 참여 선언, 공식 양자협의, 기존 참여국의 승인(컨센서스)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WTO 각료회의가 TPP 협상에 대한 관심 표명 후 사실상의 TPP 공식 데뷔 무대가 된 셈이다. 그 동안 정부는 TPP 참여에 대해 관망하는 듯한 자세를 보여왔지만, 협정 주도국인 미국이 연내 타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등 상황이 빠르게 진행되자 뒤늦게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때문에 정부의 관심 표명 시점이 너무 늦지 않았느냐는 '뒷북' 논란도 일고 있다. 일각에선 여전히 TPP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TPP를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현대제철에서 알려드립니다. 현대그린파워 인명피해는 현대제철과 무관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지난달 26일 현대그린파워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하루 뒤 현대제철이 내놓은 해명이다. 현대제철은 당진공장 내 현대그린파워에서 독성가스가 누출돼 양모씨가 숨지고 8명이 부상을 당한 사고가 났는데도 "우리와 무관하다" 식의 대응하기에 급급했다. 현대제철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대그린파워 지분 29%를 보유했다. 이 출자목적은 경영참여다. 현대제철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이 사고는 현대제철소가 있는 당진공장 안에서 일어났다. 지난 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진의 철근제강공장 지붕 위에서 정기 안전점검을 하던 현대종합설계 소속 노모씨가 2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이때도 현대제철은 '현대종합설계'의 사고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5월에는 당진공장에서 아르곤가스가 누출돼 근로자 5명이 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당진공장에 대해 '산업안
"고사 위기입니다. 디지털 전환에 2조2000억원을 썼는데 법에 명시된 수신료 현실화와 광고제도 개선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요."(한국방송협회 관계자) "지상파가 유료방송사와 똑같은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럼 지상파가 평소에 주장하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포기하겠는 말 아닌가요."(케이블방송 관계자)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 등을 놓고 해묵은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한국방송협회가 최근 연이어 성명서를 내놓으면서다. 협회측은 온라인과 유료방송사들과의 광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재정위기에 봉착,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억원대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하소연이다. 그 대안으로 '(KBS에 대한)수신료 현실화'와 '중간광고 허용' 등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에 디지털 전환 의무를 부여하면서 2008년 디지털전환특별법을 통해 수신료 현실화와 광고제도 개선을 통한 재정지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 가격이 한달만에 50배나 뛰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투자자들 사이에 가격은 형성돼 있지만 거래는 없다는 인식이 커졌고 얼마되지 않아 네덜란드 법원에서는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놨다. 이 결과 튤립 가격은 최고치 대비 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과거 네덜란드 튤립 버블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에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필명의 프로그래머가 만든 온라인 가상화폐로 프로토콜(규약)을 공유하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의해 발행된다. 발행량이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돼 있어 희소성이 부각된데다 최근에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까지 사용처가 늘어나면서 가치가 치솟고 있다. 일본의 비트코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Mt. Gox)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올해 1월 1비트코인당 13달러에서 지난달 29일에는 1242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연초보다 95
"80년대에는 화학과 들어가기가 의과대학보다 어려웠죠. 지금은 웃을테지만 그때만 해도 화학과에 입학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서울대 화학과 출신이라는 바이오업체 임원에게 "공부 좀 더 해서 의대에 가셨으면 지금보단 잘 살았지 않으셨겠냐"는 농담을 던지자 돌아온 말이다. 그의 말대로 80년에서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유전공학과, 미생물학과, 화학과 등 서울대 이공계 커트라인이 의대보다 높은 경우가 심심찮게 나왔다. 그러나 19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에는 의대의 절대독주가 시작됐다. 이과 상위 1% 안에 드는 학생들은 사실상 의대의 몫이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IMF 이후 경제적 풍요를 누리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부모들이 라이선스(면허증)가 있는 직업이 가장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며 "이때부터 의대의 인기가 폭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예전만 못하다는 말도 있으나 여전히 `최소한의 성공`이 보장된 직업이 의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