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총 8,403 건
"품질기준이 바뀌면서 입게 될 당장의 손해가 두려운 게 아닙니다. 그로 인해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고 업계가 재편될 수 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죠." 최근 기자와 만난 한 제지업체 고위관계자는 이달 13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인쇄용지에 대한 우수재활용품(GR) 품질인증 개정안이 일부 업체에만 유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품질인증 개정으로 정부가 대다수 제지업체들을 관련 시장에서 퇴출시킴으로써 나머지 업체가 자연스럽게 시장을 독식하는 '독과점'을 초래하게 됐다고 성토했다. 중견·중소기업계에서 품질인증 개정을 둘러싸고 정부의 독과점 방조가 논란이 된 건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위생도기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국가표준(KS) 개정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은 지난해 위생도기의 주요 부속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 트랩에 관한 KS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만 유리한 내용으로 개정안을 만들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처럼 반
"금융위원회는 불공정거래 조사 관련 금융감독원의 역할을 축소할 계획이 없으며 금감원의 조사업무를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11일 오후 금융위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이같은 내용의 해명자료를 내놨다. 발단이 된 보도의 요지는 이렇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불공정거래 조사 기능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원이 불공정거래 조사를 통해 수집한 증거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증거 능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정부기관이 아닌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조사인력도 민간인 신분인 만큼 향후 금융위가 신설한 자본시장조사단이 조사를 주도하고 금감원 조사인력이 협업하는 체제로 업무 기능에 변화를 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금감원은 내심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보도의 진위 여부를 떠나 금융위가 자본시장조사단을 설립할 당시부터 이같은 움직임이 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각종 주가조작 사건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자본시장조사단이 필요하다
"사회주의 용어인지 공산주의 용어인지 도무지 들어본 적이 없다.", "낙제는 아닌 것 같다." 기자가 재계를 취재하던 재작년 3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 입장에 앞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던진 말이다. 첫 마디는 정운찬 전 정부 동반성장위원장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답변이고, 후자는 당시 정부의 경제 성적표에 대한 평가다. 비단 이 회장 뿐 아니라 재계 주요 인사들은 정부 정책이나 정치권의 재계 관련 움직임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물론 물밑에서의 로비작업은 이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일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갖은 규제에 시달리는 게임업계에서는 '총대를 멘' 인사를 찾기가 의외로 쉽지않다. △여가부의 셧다운제 △교육부의 쿨링오프 △문화부의 웹보드 규제안 △매출의 1%까지 게임중독치유부담금을 부과하는 '손인춘법' △박성호 의원이 콘텐츠 진흥에 매출의 5%까지 부과할 수 있는 법안에 최근에는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까지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국
12월 2일. 예·결산의 법정처리 시한이다. 의사봉만 두들기면 되는 일이 아니다. 예산과 묶어 처리하기로 한 세법개정안은 차치하고라도 이해득실이 엇갈리는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시한을 20일 남짓 남겨둔 국회에선 예·결산은 남의 일이다. 시한 초과는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 연말까지 정기국회 개원을 놓고 정쟁을 벌이면서 예·결산은 미뤄지기 일쑤였다. 올해 초엔 초유의 '준예산 상황'까지 벌어졌다. 1월 1일 새벽 6시에야 올해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6시간 동안 '예산 없는 정부'가 된 것이다. 연말도 넘겨 급기야 새해 새벽까지 예·결산 통과는 매년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늦어지면 큰일인데'에서 '늦어져도 별 일 없네'로 이어지는 심리적 순응도 매년 반복된다. 기획재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매년 처리시한이 늦어지며 결국 작년 준예산까지 왔는데 아직도 '언제 처리하든 집행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
지난 7일 서울시의회에 발의된 부동산 중개수수료 인하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온라인의 반응을 보면 전셋집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그간 높은 중개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쌓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중개수수료 요율 현실화는 필요해 보인다. 이슈가 3억원 이상 전세 수수료의 개정 전·후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같은 가격의 매매와 전세를 비교해 봐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많다. 현행 서울시의 중개수수료 요율표를 기준으로 하면 3억원 주택의 매매거래 최대 수수료는 120만원인 반면, 전세거래 최대수수료는 240만원이다. 집을 사는 것보다 빌리는 데 2배나 많은 수수료를 내야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이는 13년 동안 요율이 조정되지 않은 이유와 무관치 않다. 전세난을 몇 번이나 겪으면서 서울에서 3억원 이상 전세는 더 이상 희귀한 물건이 아니게 됐다. 금융위기 사태가 발발한 2008년 12%에서 올해는 32%를 넘어섰다. 세집 중 한집 꼴로 전셋값이 3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놓고 윤석열 여주지청장과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충돌한 지 3주. 대검은 11일 이들에 대한 감찰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말을 종합하면 윤 지청장에게는 중징계를, 조 지검장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한다. 여기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부인 재산을 '과다 신고'했다"는 이유로 징계건의를 해 숟가락을 하나 더 얹었다. 결론만 놓고 보자면 "수사외압은 없었고 항명은 있었다"란 결론이다. 국정원 심리전단 내 트위터팀 직원 체포를 놓고 한 조영곤 지검장의 수사지휘는 적절했음에도 윤 지청장이 불복해 '사단'이 났다는 것이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상태서 영장집행에 동의하지 않은 검사장의 지휘에는 부당한 것이 없고, 이를 외압으로 느낀 수사팀장의 형식적인 절차 무시는 검사징계법상 해임과 면직 다음의 징계인 정직에 해당하는 셈이다. 몇 글자 글로 풀어놓은 감찰결과는 궁색하기 그지없다. 항명할만한 '명령'이 없는데 이유 없는 항명을 했다는 것
지난달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인간동력항공기대회'를 관전할 때다. 동력장치가 없는 비행기를 오직 사람의 힘만으로 지상을 활주해 이착륙하는 대회다. 김승조 항우연 원장에게 "비행기체가 추락할 때 조종사가 위험하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설마했다. 돌아온 답은 "안전장치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으니 각자 조심해야 한다"였다. 조종사는 기체 이륙 직전 엄습하는 공포감에 프로펠러 페달을 밟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 참여팀의 기체는 제대로 띄워보지도 못한 채 지상으로 꼬꾸라지기 일쑤였다. 안전장치라면 팀원들이 밑에서 잡아주는 게 유일하나 찰과상 등의 부상을 겪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항우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도 그나마 운이 좋은 경우에 속한다. 측면에서 돌풍이 불면 활주로를 벗어나면 손쓸 방법이 없다. 이 대회는 11개팀이 참여했지만 체공에 성공한 팀은 2팀 정도에 불과했다. 반나절 가량 하염없이 활주로만 지켜보던 관객과 따라 나선 응원팀은 맥빠진 분위기가 역력했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이 스스로 "낙하산이 맞다"고 인정했다. 홍 회장의 솔직한 발언에 국감장은 여야 할 것 없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홍 회장은 취임 초부터 줄곧 그래왔다. 중요한건 전문성이며 오히려 낙하산이라 부채의식이 없기 때문에 장점도 많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대표적 낙하산 자리는 금융회사 감사였다. 주로 금융감독원 출신들이 임명됐다. 그러다 저축은행 사태로 2011년5월4일 감사 재취업이 전면 금지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금감원을 전격 방문했을 때 비리 척결을 위한 주요 쇄신방안의 하나로 '금융사 감사추천 관행 철폐'를 선언했다. 스스로 감사 재취업을 청렴성 문제로 연결시킨 꼴이었다. 사실 그만큼 앞뒤 가릴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다급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2년 반이 흘렀다. 이번에는 동양 사태가 터졌다. 금감원은 책임론으로 또 한 번 홍역을 치렀다. 최수현 원장이 7일 전 직원 특별 조회를 열어 "향후 1, 2년에 조직의 명운이 달렸다"
"생떼를 쓰고 있다는 건 알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야기가 커지면 저희만 피곤하죠. 해달라는 대로 해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개그프로그램에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펴며 물건을 바꿔달라는 '정 여사'. 이 정 여사 같은 블랙컨슈머에 어떻게 응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백화점 관계자들은 손사래를 쳤다. 불리한 소문이 커지고, 안 좋은 이미지가 박힐까봐 정 여사 식 생떼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블랙컨슈머가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됐지만 유통업계의 대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으로 오히려 퇴보했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유통업계는 수년 전 상습적으로 구매와 환불을 반복하며 상품권이나 현금 등 금품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들을 막기 위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 하지만 선의의 고객마저 잠재적 블랙컨슈머로 인식한다는 여론에 떠밀려 블랙리스트는 사라졌고, 유통업계의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도 더 나가지 못했다. 천적조차 없는 상황이어서 '정 여사'의 수법은 거듭 대담해졌고 진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계획'을 공약했다. 해외에 청년 10만명을 진출시킨다는 것으로, 취임 후 예산까지 투입했으나 성과는 부진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취업 실적은 2009∼2011년 8347명에 불과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대선 때 청년들의 해외취업 장려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해외진출'은 청년 실업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지만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해외에서 취업이나 창업을 하려면 노동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해결이 간단치 않아서다. 하지만 민간이 나서 해결한 사례가 있다. 과거 대우그룹 임직원의 모임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베트남에서 벌이는 GYBM(글로벌 영 비즈니스 매니저)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졸업한 1기생 33명은 전원 베트남 현지에서 취업했다. 연수생들은 10개월 간의 교육과정에서 학업비자(F-1 visa)를 정식으로 받고, 졸업 후엔 전원 노동허가를 받았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연구회 측은 "김우중 전 회장이 있었기
"애니메이션업체와 완구업체가 손을 잡으면서 관련시장이 증흥기를 맞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순수 창작물이 발붙일 틈이 없어지고 있다.“(A애니메이션 제작사 대표) 최근 애니메이션제작사와 완구업체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대중성이 높은 애니메이션과의 연계를 통해 완구 판매를 확대하려는 완구업체와, 완구 출시 등을 통해 애니메이션의 인지도를 확대하려는 애니메이션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다. 실제로 완구업체와 애니메이션업체간 협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신자동차 또봇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국내 완구업체들이 너나할 것 없이 수익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영실업은 또봇의 성공으로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역시 또봇 대박에 따른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같은 ‘협업’의 성공사례들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창작에 집중하던 애니메이션 업체들
"회계사는 전문직인 만큼 계약직 채용을 일반 회사와 다른 기준으로 봐야 한다."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EY한영이 2013년도 공인회계사 시험(CPA) 합격생 가운데 30명을 계약직으로 뽑은데 대해 내놓은 해명이다. 얼핏 보면 일리 있는 말이다. 전문직인 회계사는 개인의 역량이 중시되는 직종이니 여타 계약직보다 이직이 자유롭고 임금 차별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뒷맛이 개운치 않다. 당장 EY한영의 설명은 구직활동을 하는 CPA 합격생들이 받아들이기에 가혹한 면이 있다. 2년간의 수습기간을 마친 정식 회계사는 계약직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합격생은 다르다. 수습기간도 마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 불안감을 안고 지낼 수밖에 없다. 계약직들은 12월 회계법인의 감사가 집중돼 있는 연초에 잡무를 처리반으로 투입돼 전문성을 익히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학벌순으로 정규직과 계약직을 갈랐다는 일각의 의혹은 뒷맛을 더욱 씁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