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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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오히려 대부업체의 연체율을 낮추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최근 만난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가 했던 '뼈 있는 농담'이다. 대부업 하면 먼저 떠오르는 불법 추심이 두려워 쉽게 연체를 하지 않고 빌린 돈을 빨리 갚기 때문에 연체율이 생각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는 최근 대형 대부업체의 경우 불법 행위에 대한 통제가 잘 되고 있다. 또 연체율이 낮은 것도 자체적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시스템이 체계를 갖춘 것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영세 업체, 무등록 업체를 중심으로 불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등으로 인해 여전히 불법 채심이 무서워 돈을 잘 갚는다고 할 만큼 대부업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다는 의미다. 이러한 대부업에 대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인수 허용이라는 '당근'과 관리·감독 강화라는 '채찍'을 함께 꺼내들었다. 업계에 좀 더 많은 권한을 주면서 그 만큼 더 많은 책임을 함께 요구한 것이다. 이번 금융위의 방침에 따라 앞으로는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
"서울시가 건설비리를 잡기 위해 획기적인 행정을 펼친다고 하지만 하도급업체들은 여전히 공사비도 제대로 못받는 상황입니다. 실무자들 일거리만 늘어났고 공사대금 빨리 받으려면 더 눈치를 봐야 합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건설비리를 막기 위해 내놓은 원·하도급자 지급관리시스템인 '대금e바로'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씁쓸해 했다. 공공공사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를 줄이기 위한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공사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는 이 시스템을 통해 발주자인 서울시가 법에 따라 서류로 검토해온 하도급이나 장비·자재대금 결제상황을 온라인에서 확인·처리토록 했다. 지난해 도입된 이 시스템은 1년 간의 시범기간을 거쳐 올 1월부터 시 발주공사 전체로 확대됐다. 건설업계는 해당 시스템 중 특히 공사대금을 수령·지급하도록 하는 인출제한은 시공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선금을 주거나 현장에서 인건비를 바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
"진두지휘하는 '천막'은 그대로 두고 '전쟁터'는 국회로 옮겨야 해요. 민주당이 '민생경제'를 놓고 새누리당과 맞붙어 승리하면 '국정원 개혁'에 관심이 멀어졌던 여론도 끌고 올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3자 회담'이 열리기 직전, 기자와 만난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언제까지 장외투쟁이 이어질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민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 때에 민생을 팽개치고 있다는 비판 때문이다. 당장 정기국회가 문을 연지 2주가 넘었지만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어려운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부동산 법안 등을 처리할 9월 국회는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이 뭐라고 말하든 서민들에겐 국정원 이슈 보다는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지지가 없으면 민주당의 요구하는 국정원 개혁과 민주주의 회복 주장도 힘을 받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
기자가 최근 4개월 동안 한국거래소를 출입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거래소 이사장은 누가 되나요"다.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는 만큼 이사장 자리가 시장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거래소 임직원은 수장이 누가 되는지 당연히 관심이 크고 금융투자업계도 누가 이사장 자리에 임명되느냐에 따라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지를 가늠해 볼 수 있어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나 이사장 공모 이전에 K의원의 이사장 선임 유력설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데다, 지난 6월 공모에서 11명에 달하는 신청자가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 논란에 3개월여동안 공모절차 진행을 전면 중단한 것도 시장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11명 후보자 모두 자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지적들이 나옴에 따라 재공모 논의가 불거지면서 이사장 공석에 따른 소모적인 논란은 한동안 더 지속됐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지난주 거래소는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오는 26일 예정된 주주총회에 올릴 3명의 후보자를 선
"창조경제의 실행 부처라고요? 번번이 제동이 걸리면서 허수아비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최근 만난 정부 산하기관 고위 인사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해 작심한 듯 말했다. 중소기업 주무부처인 중기청을 허수아비에 빗대 표현했다. 중소·중견기업 세제혜택 확대 방안 등 중기청의 정책들이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잇따라 뒷걸음질치는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기청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중견기업 종합대책이다. 중기청은 종합대책에서 중견기업의 R&D(연구개발) 투자세액 공제기준을 현행 매출액 3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가업승계 상속세 공제 기준도 현재 매출액 2000억 원에서 1조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세제혜택 축소를 우려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꺼리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을 해소하려면 중견기업의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게 중기청의 입장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제대로 성장할
"지금 같은 교육 방식이라면 차라리 키우지 마세요." '창조·융합형 인재' 육성 방향을 모색하는 최근 한 토론장에서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이 한 말이다. 비트컴퓨터는 국내대학생 벤처기업 1호, 소프트웨어 회사 1호로 업계 '맏형'으로 꼽히지만 인력 확보면에서는 수난을 겪고 있다. 조 회장은 "벤처에서 일하는 것을 루저(실패자)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도전 정신이 투철한 인재를 찾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창조·융합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융합형 인재는 경계를 허문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붙여진 말. 대학교가 그 장이다. 대학을 '창업'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우선'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은 긍정적이지 않다. 대학입시 시즌이 다가오자 '취업 1위, ㅇㅇ대학'이라는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명절 때 친척들을 만나 '창업' 준비 중이라거나 벤처에 다닌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요즘 대학가에서는 '국정원 신고'가 트렌드다. 말싸움으로 시작해서 신상을 털고 '정치색'을 문제삼아 신고하는 흐름이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지난달 A씨는 대학교 게시판에 '여성차별' 관련 글을 올렸다가 비논리적이라며 반론을 당했다. A씨는 욕설과 비아냥으로 대응했다. 화가 난 학생들이 뒷조사에 들어갔다. A씨가 친북 사이트에 남긴 정치적 발언들이 발견됐다. 한 학생이 A씨를 '이적행위' 혐의로 국정원에 신고했다. 또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학생으로 추정되는 신고자가 강사의 저서내용과 민주노동당 간부 경력을 문제 삼아 국정원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는 '자본주의 똑바로 알기' 등 강의 제목으로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변증법적 유물론을 가르쳤다고 한다. 일간베스트같은 일부 사이트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자유로운 생각과 표현이 오고가야 할 대학에서도 '국정원 신고'는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표현의 자유 위축을 염려하는 목소리는 소수에 불과하다. 현직 국회의원이
추석 연휴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차가 있어도 팍팍한 일상에 얽매여 쉽게 서울을 벗어나기 힘든 직장인들에게 명절은 도심을 벗어나 장거리 운행을 하는 기회다. 예전보다 도로사정이 좋아져 차 안에 10시간 넘게 갇혀 있는 경우는 거의 사라졌지만 그래도 대여섯 시간 운전은 각오해야 한다. 오랜 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꼭 들를 수밖에 없는 곳이 고속도로 휴게소다. 이 곳은 휴식뿐 아니라 주유를 위해 들른다. 고속도로 주유소는 95% 이상이 알뜰주유소다. 그런데 이 주유소에서 씁쓸한 경험을 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다. 지난 설 연휴, 급하게 출발하느라 미리 기름을 넣지 못해 들른 고속도로 알뜰주유소의 가격표는 동네 단골보다 리터당 50원가량 더 비쌌다. 카드할인 등의 혜택까지 고려하면 리터당 100원에 달하는 가격 차이다. 연비를 리터당 10㎞로 가정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해도 5000원 가까이 차이 난다. 이 금액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비싼 기름을
정부가 세입자의 '깡통전세' 우려를 덜고 '하우스푸어'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전세금반환보증 상품을 내놨다.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매달 1만6000원 정도면 전세금 떼일 걱정을 없앨 수 있다는 정부의 설명에 세입자들의 관심이 높다. 상품 출시 첫날인 지난 10일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오늘 하루 상담전화를 받느라 직원들이 밥먹을 시간조차 없었다"며 가입 조건을 문의하는 상담 전화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다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는 지적이다. 보증서를 발급받으려면 임대차 계약서와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전입세대 열람원, 주민등록등본 등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다. 발급심사도 거쳐야 한다. 여러 사례를 비춰볼 때 집주인이 쉽게 동의해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보증한도를 수도권 3억원, 기타지역 2억원으로 제한하는데다 선순위 대출 비중이 많을 경우 보증금 전액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 주택 유형별로 매매 시세에 보증한도(아파트 90%, 오피스텔 80%, 기타 7
국내 완구업체들의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매년 세계프라모델대회에서 상을 받는 업체도 있다. 80년대와는 다른 대목이다. 당시만해도 국내 완구업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일본 제품을 베껴 이른바 ‘카피판’ 또는 ‘짝퉁’을 만들며 기술을 익혀야했다. 하지만 카피판 제작에 만족하던 수많은 완구업체들은 일본 대중문화 개방 등을 거쳐 2000년대를 넘어오면서 하나둘씩 명멸해갔다. 그나마 현재까지 살아남아 국내 완구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베끼기에 머물지 않았던 곳들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A업체는 역으로 일본 업체에 부품을 공급할 정도로 품질력을 인정받았다. 결국 많은 완구업체들이 무대뒤로 사라진 것은 단순히 카피판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술개발에 게을렀기 때문이었던 셈이다.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품질 강화의 중요성은 덴마크의 완구업체 레고의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1958년 설립된 레고는 수십년간 승승장구했지만, 2000년대들어 게임산업 활성화 등으로 극심한 부진을
"추석 보너스요? 참내 요새 식품업계 분위기가 어떤지 아시면서…." 최근 식음료 기업들의 추석 상여금 현황을 취재하면서 상당히 뻘쭘했다. 식음료 업계의 올해 영업실적을 보면 상여금 얘기는 꺼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5.1%, 30.3% 감소했다. 한 중견 식품업체 직원은 "입사 후 올해처럼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처음 봤다"고 한숨을 쉬었다. 다른 식품업체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 상반기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4.9% 줄었다. 갑을 논란에 휘말린 남양유업은 84.7%나 이익이 줄었을 정도다. 식음료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1~4%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최소 10% 이상 영업이익을 내야 정상적인 채용과 재투자가 이뤄질 수 있으니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수익둔화의 주원인은 내수경기 침체지만, 현장에서는 제품가격 인상을 억누르는 '보이지 않는 손'이 더 큰 문제라며 볼멘소리다. 곡물
"아이고 여기 우리 편이 한 명 있네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9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기재부 관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한 기재부 국장이 "시골 출신이라 농심(農心)을 잘 안다"고 하자 반색하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장관의 말을 들은 부총리는 "여기 나온 기재부 직원 모두가 농축산부와 한 편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오가는 국무위원들의 농담에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졌다. 하지만 이 장관의 농담에 뼈가 있음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기재부엔 '우리(농축산부) 편'이 없다는 것이다. 부총리의 화답도 역시 덕담일 뿐이다. 기재부가 스스로 누구의 편이라 여길 리가 없다. 예산을 틀어쥐고 3부를 포함해 정부 전체에 'No'를 외치는 기재부는 편이 필요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이다. 이날 국장급 이상 간담회는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자며 부총리가 주선했다. 점심식사까지 함께 했다. 타 부처 장관이 기재부 장관을 방문해 의견을 조율한 적은 있지만 관료들이 배석한 간담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