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들이 발로 뛰는 취재 현장의 뒷얘기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사물의 앞면 보다는 뒷면이 진실에 더 가까울 수 있기에 기자수첩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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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쒀서 누구 좋은 일 하는 건지.." 요즘 은행 방카슈랑스 담당자들의 심정이 바로 이런 것 같다. 연일 모여서 방카슈랑스를 보이콧해야하는 게 아니냐고 까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기관 방카슈랑스 담당 팀장들을 상대로 열린 금감원 설명회장은 고성이 오가는 등 금감원에 대한 성토장이 되고 말았다.금융계가 보통 당국에는 약한 존재인 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절박한 심정은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다. 이날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열린똑 같은 내용의 설명회가 질의답변만 이루어지는 가운데 조용히 끝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은행들은 시행지침이라 할 수 있는 매뉴얼의 세부 내용이 방카슈랑스 시행 취지와 어긋나는 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단적으로 고객들이 은행에서 보험에 가입하는 데도 그 정보가 보험사에 집중되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은행내 보험창구 분리도 은행 실상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행들의 강경한 태도를 보면 한편에서는 동정이
'은행, 자본잠식업체 661곳에 13조 물렸다' '하이닉스 상계관세 협상, 성과없어' 26일 보도된 두 기사에는 공통분모가 있다. 먼저, 대출 관련. 금융감독원에게 요청해서 받은 수치를 근거로 엄호성의원(한나라당)이 내놓은 이 자료는 은행별 현황을 단순 집계한 것이다. 대기업들이 은행들과 복수거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661개라는 수치는 크게 부풀려진 것이다. 5.5조원을 물린 것으로 돼 있는 산업은행의 경우 3조원은 장부상 자본잠식 상태인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나간 정책자금이다. 이처럼 통계로는 부적절하다는 금감원의 설명은 의원측에 먹혀들지 않았다. 직원 20여명인 금감원의 한 부서는 이달들어 100건이 넘는 의원 요청자료와 씨름중이다. 금감원과 금감위는 2001년 국감서만 6734건을 처리했다. "상임위, 여야 가릴 것없이 요청이 폭주, 작년부터는 처리건수를 세지도 않는다"는게 금감원 말이다. 한 직원은 "이번 국감은 총선을 앞둬 1만건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며 "의원 홍보용 보
강남 아파트값 상승은 한번 시작되면 엄청난 가속도가 붙는다. 소폭 상승이 순식간에 급등으로 바뀌고 상승 지역도 눈깜짝할새 강남권 전역으로 번지곤 한다. 실제 강남 아파트값은 지난 7월 중순께 대치동 일대를 중심으로 서서히 오르더니 불과 한달이 채 못돼 강남권 전역의 가격 급등으로 치닫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강남 집값의 이상열기는 어디에서 비롯될까. 이미 알려진 것처럼 무엇보다 강남 진입을 원하는 대기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팔려고 내놓은 물건보다 사려는 사람들이 월등히 많은 수급불균형이 집값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것은 강남 대기 수요자가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강남 거주자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도자 우위의 시장에서 어떻게 가격을 흥정해야 하는지 강남 거주자들은 체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강남 거주자들은 또 대규모 신규 공급이나 대체 주거지가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 결정의 기득권이 앞으로도 자신들에게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도 놓
올 들어 전국 곳곳에서 파업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가 지난 5월에 이어 21일 또 다시 총파업을 선언했다. 최근 한달간 종합지와 경제지의 파업관련 기사만 해도 1200여건에 달한다. 지금 우리는 파업으로 지새우고 있는 것이다. 근로자는 보다 나은 근로조건과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 경제여건으로 볼때 파업은 전력 낭비일 뿐이다. 금속노조나 현대자동차는 파업을 통해 근로조건 저하없는, 즉 임금은 그대로 받으면서 근무시간은 줄어드는 주5일 근무제를 달성했다. 노사현안 해결의 유용한 수단으로 파업이란 강경투쟁을 쉽게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지난 5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산업계는 약 5.5억 달러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고, 현대차 노사분규로 발생한 7월중 수출 차질액은 6억 달러에 달한다.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런 피해는 우리경제의 체질을 더욱 약화하기 마련이다. 노동단체의 인터넷 게시판에도 파업투쟁을 비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가 무
20일 대한투자증권 3층 한마음홀에서 열린 '증권선물시장 선진화 방안 공청회'는 엉망이 돼 버렸다. 재정경제부가 마련한 '증권·선물시장 선진화 방안 공청회'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예정보다 15분 늦게 열린 공청회는 한 노조원이 토론자 구성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무한정 지연됐다. 증권업협회의 한 노조원은 "박경서 교수 및 권영준 교수는 증권거래소 비상임위원으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이들을 제외하고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토론자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예탁원의 또다른 노조원은 "이날 공청회는 명백히 법적인 절차를 위반했기 때문에 무효"라며 "패널을 어떻게 구성했는지, 공청회 개최에 법적 문제가 없었는지 해명하고 공청회를 다음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석준 재경부 과장은 이에 대해 "이번 공청회는 정부 내부의 정책입안과정에서 외부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것으로 행정절차법상 공청회 관련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미국의 정전 사태가 조기에 수습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출근 인파가 몰리는 월요일(18일) 아침이 고비라지만, 현재로서는 우려하듯 사태가 재발할 위험은 없어 보인다. 사태가 수습되자 관심은 경제적 파장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마다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 경제조사기관인 브래틀 그룹은 이번 정전 사태로 인한 피해액이 최대 60억달러(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10조달러(1경1800조원)의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미국 경제로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영향이 0.1%도 안되니 미미하다. 겨울철 폭설 한번 내린 걸로 치자는 '명쾌한' 해석이 내려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조기 수습에 대한 자신감일까. 현지에서는 사건 당시 놀랄만큼 침착했던 시민들의 반응과 탁월한 당국의 위기관리 능력을 치켜세우는 미담이 쏟아지고 있다. 맨해튼의 식당가에서는 불통된 냉장고에서 꺼낸 재료들로 공짜 바베큐 파티가 벌어지고, 한편에선 10개월 뒤에 올 이른바 '블랙아웃(Bla
남북화해와 노사관계 선진화, 경제운용 방향 등을 담을 것으로 주목받아왔던 노무현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뚜껑이 열렸다. 경제계에서는 청년실업과 신용불량자 대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노 대통령은 다른 문제들은 원론적 수준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10년내 자주국방' 이라는 화두에 무게를 뒀다. 물론 '경제 성공없인 다른 성공 없다' 며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원론적 언급이었다. 정부 내에서는 노 대통령의 경축사에 따라 국방부와 재정경제부 등을 수혜부처로 평가됐다. 국방부는 국민의 정부 이후 지속된 햇볕정책 때문에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지만 자주국방 선언에 따라 위상이 재고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국방부가 희망에 부풀었다면 재경부는 현재진행형 정책에 대해 대통령의 공식적 추인을 받았기 때문에 고무돼 있다. 노 대통령은 개방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자유무역협정(FTA)을 계속 추진할 뜻임을 밝혔고 사회안전망 구축 등에서는 재경부의 주장을 대부분 반복했다. 복지와 분배정책을 펼치는
"파이팅!" "모처럼만에 기사다운 기사를 읽었습니다. 계속 좋은 기사 부탁합니다." 본보에 '발신자번호(CID) 유료화 속임수' 기사가 나간 후 보기드물게 많은 격려메일을 받았다. 심지어 해외에 있는 독자들까지 격려메일을 아끼지 않았다. 결코 명문의 기사여서 보낸 격려메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안다. 기사를 읽고나서 격려메일을 보내지않으면 미쳐버릴 것같은 독자들이, 용기를 내서 보낸 메일일 게다. 알권리를 침해당해온 것에 대한 분노의 또다른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CID는 정확히 2001년 4월 한달간의 시범서비스를 거친 후 그해 5월부터 상용화됐다. 사업초기에는 월 3000~3500원이었다가, 후에 이통3사 모두 월 2000원씩 받아왔다. 2001년 5월부터 지금까지 CID서비스를 이용해온 휴대폰 사용자라면 그동안 대략 5만4000원이 조금 넘는 돈을 물었을 것이다. "5만원쯤이야.."하고 하찮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알고 낸 것과 모른 채 요금을 내온 것은 엄연히 다르다. 코드
"뒤숭숭한 시기에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거죠. 노사가 서로 만족합니다" LG정유 노사가 기본급 6.2% 인상 및 성과급 230% 지급 등에 합의한 12일, 회사측이 그 소식을 전하며 한 말이다. 하지만 지난 7일 LG정유 노조가 파업을 결의할때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LG정유가 파업을 단행하게될 경우 이는 정유업계 최초의 파업으로 유류대란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자 회사측은 다음날 곧바로 고졸 생산직 직원들의 평균 임금이 6200만원으로 전국 최고수준이고, 1억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도 3명이나 된다며 임금을 전격 공개하며 노조를 몰아부쳤다. 그러나 1억원 이상 근로자는 근속연수 30년 이상이어서 다소 무리하게 언론플레이를 한 측면이 있었다. 그만 큼 다급했던 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LG정유 노사는 힘겹게 합의점을 찾았다. 회사측은 "만족스런 결과"라고 자평했다. 반면 "신뢰요? 기대도 안합니다" 한 노조간부의 말처럼 노조의 심기는
`조흥은행 문제'가 신임 행장 내정 이후 또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최동수씨가 은행장으로 내정된 데 대해 조흥은행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조는 "신한지주가 최동수 행장후보를 내정한 것은 6.22 노사정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은행장 선임 반대투쟁을 벌이는 한편 신한지주와의 일체 업무협조를 거부하고 전직원이 정시에 출퇴근을 하는 등 준법투쟁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 노조는 최동수씨가 외부영입 인사로 조흥은행 출신을 행장으로 선임한다는 노사정 합의사항을 위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는 "최동수씨는 조흥은행에서 3년 가까이 임원으로 일했기 때문에 행장 후보 자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8월말 주총이후 한 식구가 될 이들의 대립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으로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6월말 노.사가 "앞으로 잘 해보자"며 합의한 지 두 달도 안 된 시점에서 또 다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영정앞에서 현대는 두차례의 큰 눈물을 흘렸다. 하나는 정 회장의 큰 딸 지이씨가 아버지의 급서소식을 듣고 자식으로서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빈소에 들어오며 쏟아낸 눈물이다. 또하나는 금강산관광사업의 '동지'인 김윤규 사장이 흘린 눈물이다. 같은 눈물이었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지이씨와 김 사장이 가슴깊이 담고 있다 참지 못해 쏟아낸 눈물은 어떻게 달랐을까. 평소 정회장은 가족들에게 시간을 자주 내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최측근인 김윤규 사장에게 “가족들에게 시간을 많이 내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고 늘상 말해왔다. 특히 대북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업무가 많아지자 이런 안타까움은 더 커졌다고 한다. 지이씨의 눈물에는 부친을 북망산에 어이없이 보낸 딸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슬픔에 빠진 현대가(家)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반면에 김윤규 사장의 눈물은 의미가 달라 보였다.그의 눈물은 차마 흘릴
1조9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일본 5위의 은행 리소나 홀딩스의 호소야 에지 행장이 정부의 경영 개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리소나는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지난 5월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국영화된 은행이다. 리소나의 호소야 행장은 지난 5일 "정부의 개입이 계속되면 리소나의 재무 정보를 시장에 공개, 파산에 이르도록 할 수 있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사실상 국영은행의 행장이 정부에 이처럼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은 과거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호소야 행장이 이 같은 폭탄선언을 한 것은 정부가 '공적 자금을 지역 경제 회생에 사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리소나의 파산을 막을 수 있도록 공적 자금을 줬으니 그 대신 간사이 지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을 일정 수준 이상 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소야 행장은 "지역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은 부실채권의 원인"이라며 정부 방침에 분명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