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머니투데이 데스크들이 금융, 증권, 산업, IT, 정치, 경제, 사회 및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취재현장에서 갈고 닦은 날카로운 풍자와 비평을 통해 혼란스러운 세상, '중심' 잃지 않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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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정부는 출범 첫해의 공과를 국감을 통해 평가받고 올해 업무를 마무리한다. 국무회의는 내일 내년 예산안을 확정한다. 삼성등 재벌과 은행 기획실도 올해 결산과 내년 기획으로 이미 바빠졌다.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계절이 됐다. 뒤돌아 보면 노무현 대통령 당선과 함께 시작한 올해는 외환위기후 억눌렸던 욕구와 긴장이 여기저기서 터지며 우당탕퉁탕 나라전체가 시끌벅적거렸다. 화물연대, 파업, 40년만 최악의 경제, 청년 실업, 동반자살, 신불자 등등. 신문을 보면 마치 나라가 오늘 내일 결딴 날 듯하다. 그린스펀 미국 연준 의장의 비이성적 낙관(irrational exuberance)의 정반대인 비이성적 비관 징후다. 어두운 뉴스 일색이다보니 아이들에게 신문을 못보게 하는 가정이 늘어날 정도다. 외국인 시각은 사뭇 다르다. 그들은 우리 경제를 좋게 보고 이미 3,4개월전부터 한국주식을 사들였다. 덕분에 주가는 530대에서 750대로 절반 가까이 깡
김영삼 전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내가 보기에 전-현직 두 대통령은 모두 고집이 세다. 한번 심기가 틀어지면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 형이다. 물론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지켜 나가는데 곧은 성품이라면 남들이`옹고집'이라 해도 나쁠 게 없다. 그게 `부산 사나이' 스타일 아닌가. 두 대통령은 경제운용 면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DJ와 달리 `경제통'이 아니다. 그래서 경제참모들이 더 잘해야 한다. 재벌총수들을 멀리하며 재계와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같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불길한' 공통점이 정말 많다. 첫째,국민소득을 늘리겠다고 야단법석이다. 1995년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었다. 그리고 다음해 `선진국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했다. 당시 YS는 이 두가지 사건을 문민정부의 양대 치적으로 내세웠다. 그 즈음인 96년 5월 정부는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이란 중장기 전망 보고서를 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
고향길을 찾아 나설때만 해도 이번 추석은 어느 때보다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무려 5일간의 연휴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뤘던 일들을 하기에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조상 묘를 찾는 일이나 오랜만의 가족모임과 이웃들을 만나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태풍 ‘매미’가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서가 아니다. 앞집 분위기가 썰렁했고 명절때면 항상 객지에서 온 자녀들로 붐볐던 김씨 집 마당은 텅 비어 있었다. 4형제중 고향집을 찾은 것은 막내 뿐이었다. 그 사연은 너무 뜻밖의 일이었다. 김씨 집 형제들은 고향마을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50대 중반의 큰 형님은 대기업 임원이었고 둘째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제법 돈을 모았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40대 후반의 셋째는 5년전 10여년 동안의 교사생활을 접고 벤처기업을 창업했다. 한때는 주가가 액면가의 10배 이상으로 평가되는등 성공적 변신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았다.
얼마전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과 함께 천안 독립기념관에 갔다. 8월15일 광복절 다음날 토요일이었다. 아이들은 웅장한 독립기념관을 보며 “이곳은 뭐하는 곳이예요”라고 물었고 “여기는 다른 나라 나쁜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쳐들어왔을 때 앞장서 싸운 애국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배우는 곳”이라고 말해줬다. 아이들은 전시관 사이 매점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그래도 전시관을 둘러보며 “일제가 뭐냐”, “의사(義士)가 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날 독립기념관에 들어서면서 아이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것을 보고 여러 생각이 오갔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100원, 어린이 700원으로 크게 부담되는 요금은 아니었지만 우리 사회가 어린이들에게 참 인색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독립기념관 사이트의 ‘경영공시’를 찾아보니 지난해 99억원의 수입에 123억원의 경상관리비 지출,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고 돼 있었다. 그중 어린이 관람요금이 어느 정도 차지하는지 알 수 없었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000-00. 결혼 후 19년동안 11번의 이사끝에 지난해 7월 정착한 우리 네식구의 안식처가 있는 곳이다. 대지 68평에 건평 40평. 조그마한 정원도 있고 전망좋은 커피숍을 연상케 하는 테라스도 있는 단독주택이다. 100여가구 남짓의 이 주택 단지는 새벽에는 산새, 늦은밤에는 개구리 울음소리로 전형적인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 더욱이 서울도심에서 출퇴근에 채 한시간이 안걸리는데다 고교 평준화 전에는 서너집 건너 한집에서 소위 말하는 SKY대학 입학생을 배출해낸, 환상적인(?) 동네다. 그럼에도 불구 이 동네 집값은 강남의 13평형 재건축 아파트 반채 값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동네주민들은 "강남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고 고교 평준화 이후 보낼 학교도 없는데 무리를 해서라도 강남으로 가야 되지 않느냐"며 볼멘 소리다. 의왕시에서는 비교적 일정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곳인데 모두들 상대적 박탈감에 허탈해 하고 있다. 도대체 왜 강남에 꾸역꾸역
반도체설계나 소프트웨어공학에서 최고 단계 설계자를 아키텍트(Architect)라고 부른다. 아키텍트의 사전적 의미는 건축가, 건축 기사 또는 설계자, 기획자, 창조자라는 뜻이다. 'The Great Architect'를 조물주라고 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키텍트라는 말은 대단한 존경 내지 인정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이 정도 수준에 도달한 아키텍트는 도대체 어떤 이를 가리키는 것일까. 단순히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몇년 정도 일하면 된다거나 어떤 특정 시험을 거쳐 단계적으로 밟아올라가거나 하는 자리는 분명 아니다. 도제를 거쳐 마스터로 올라가는 전문적 기능 분야와도 다르다. 아키텍트는 주문형 반도체나 소프트웨어로 만들 수 있는 상품을 설계-제작하는 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총괄 지휘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녀야 한다. 여기에다 창의적으로 제품의 컨셉을 잡아내는 창조적 사고력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같은 기능과 기술, 전문적 식견, 창조적 아이디어 등을 상용제품으로
수도권 위성도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집안 형편이 괜찮다 싶은 친구들이 하나둘씩 전학을 가는 것을 보면서 의아해하던 때가 있었다. 이사를 가는 것도 아닌데, 집은 그대로인데, 학교만 서울로 옮기는 것이었다. 소위 위장전입. 30여년전인 그때도 우리의 어머니들은 맹모삼천지교를 가슴에 아로새기면서 자녀들을 좀 더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앞장섰다. 얼마전 사적인 모임에서 만난 한 여자후배.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액의 연봉을 주는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 그런 그녀의 한마디가 지금도 씁쓰름한 기억으로 떠오른다. "애가 더 커지기 전에 하루빨리 강남으로 이사를 가야겠어요. 애들 제대로 교육시키려면 강남으로 가는게 당연하지 않겠어요." 일산신도시에 사는 그녀. 분당 일산 등 신도시 지역의 고교입시가 평준화로 전환되면서 서둘러 강남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주변에 늘어나자 점점 초조해진다는 것이다. 하긴 새삼스러울 것도, 놀랄 일도 전혀 아니다. 대한민국 교
우선 먹기는 달콤해도 나중에 증시가 뒤통수를 얻을맞을 수 있는 상품. 어쩐지 외국계증권사에게 놀아난다는 느낌이 드는 상품. 22일까지 1조2천억원을 목표로 청약이 이뤄지는 뉴 KELS(한국 주식연계증권 : New Korean ELS)도 그중 하나라고 본다. 뉴 KELS는 다른 주식연계증권과 달리 채권이 아닌 현물주식에 60~90%까지 투자한다. 청약목표가 달성되면 최소 7200억원에서 최대 1조원가량의 현물주식 매수기반이 한꺼번에 생기기 때문에 모두가 흥분하고 있는 듯하다. 이 때문에 재정경제부도 이 상품의 출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 그 상품 하나만 보면 안전해도 그것이 모이고 모였을때 오히려 더 위험해지는 것이 파생금융상품의 속성이다. 일종의 `구성의 오류'로 볼 수 있는데 바로 뉴KELS가 그런 성격을 갖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안전하다고 은행이 저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릴 경우 경제전체적으로는 위험이 커져 부동산가격이 하락할때 한
생보사 상장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하다. 금감위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이 달 말까지 상장 방안을 마련하겠다지만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다. 참여정부 들어 더욱 목소리가 크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삼성그룹의 대표기업 삼성생명이 맞서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보사 상장 문제는 논의를 헷갈리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 합리적 해법을 찾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선 생보사 일반의 상장과 삼성 교보생명의 상장을 구분해 논의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은 지난 89년과 90년 상장을 위해 자산을 재평가했고 재평가차익 가운데 각각 662억원과 878억원을 계약자 몫으로 자본계정에 편입해 뒀다. 이는 재평가 차익을 모두 주주에게만 돌려주는 일반 주식회사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당사자간 묵시적 합의에 의해 이미 실행된 만큼 더 이상 논란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거나 글로벌스탠더드 운운
기자가 정말 좋은 것이 딱 하나 있다. 자신이 느끼고 생각한 것을 '배설'할 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기자는 지금 모스크바 붉은 광장이 보이는 한 아파트에 있다. 출장은 아니고, 휴가다. 동생이 모스크바에서 살기에 모스크바 구경 좀 하게 됐다. '개눈에는 똥밖에 안 보인다'는 시쳇말처럼 휴가중임에도 기자의 눈에는 역시 기사밖에 안 보인다. 요즘 러시아는 검찰의 석유업체 유코스에 대한 수사로 떠들썩하다. 1990년대 국유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성장한 러시아 재벌은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했다. 현재 수사의 과녁은 미하일 호도로프스키 유코스 회장에게 맞춰져 있다. 푸틴은 지난 2000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재벌과 신사협정을 맺었다. 그는 러시아 자본가들이 민영화 과정에서 불법축재한 자금을 눈감아주는 대신 재벌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호도로프스키 유코스 회장이 최근 오는 12월 총선에서 야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 재벌의
휴대폰 산업에 암운이 깃들고 있다. 한때 세계 20대 휴대폰 제조업체에 국내 업체들이 대거 입성하고 해외 수출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했던 휴대폰 단말기 업체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동전화 사업자가 5개로 늘어난 1997년, 이른바 신개념 이동전화로 등장한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이 허가되면서 휴대폰 제조업체의 `대박'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미국 서부의 `골드 러시' 시절에도 황금을 캐던 업자들은 막대한 투자비로 대부분 망하고 말았지만 금광촌에서 청바지를 팔고 부품을 공급하던 중소업체들은 일약 신흥갑부로 떠올랐던 일이 그대로 우리 업계에 재현됐던 것이다. 결국 당시 사업자로 선정됐던 업체들은 과도한 경쟁에 밀려나 대형사업자에 흡수 통합되는 비운을 겪고 말았다. 물론 정부가 국내 시장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를 선정한 탓이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 실속을 챙긴 업체들이 바로 휴대폰 제조업체들이었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원천기술을 개발하지 않은 채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쌀값을 정한다. 당연히 정치논리가 시장논리 위에 있다. 국회의원들은 매년 쌀값을 올려 표를 산다. 세계에서 이런 나라는 우리 말고 없다. 지난 2000년 가을 농림장관 자문기구인 양곡유통위원회는 사상 처음으로 추곡수매가 동결을 건의했다. 그러나 정부는 3% 인상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는 여기에 1%포인트를 더 얹어서 쌀값을 정했다. 다음해인 2001년. 양곡유통위는 수매가 4~5% 인하안을 제시했다. 인하 건의는 사상 처음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동결안으로 바꿔치기 했고,국회는 이를 수용했다. 그해 정영일 양곡유통위원장은 사표를 냈다. 쌀값을 올리는데 `들러리'를 서지 않으면 아예 `왕따'를 시키는 데 화가 났을 것이다. 지난해는 어땠을까. 양곡유통위는 쌀값을 2% 내리든지,3% 올리라는 `이상한' 건의안을 냈다. 한마디로 맘대로 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정부가 인하 쪽을 선택했다. 국회는 이 정부안을 놓고 시간을 질질 끌다가 결국 동결로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