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상습도박' 혐의로 벌금형
내기 골프에 빠져 20억원을 탕진한 50대 여성 아마추어 골퍼가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건설업으로 큰돈을 번 A(57·여)씨는 백화점 골프용품 매장을 오가다 우연히 알게 된 B(60)씨로부터 2004년 5월 C(64)씨를 소개받았다.
A씨는 "돈을 잃게 되면 C씨에게 다시 돈을 따주겠다"는 B씨의 꾐에 넘어가 C씨와 이른바 '핸디치기'를 하게 됐다. '핸디치기'란 골프실력에 따라 각각 목표타수를 정해 놓고 9홀을 도는 게임이다.
A씨는 C씨와 각각 53타, 44타씩 목표타수를 정해 내기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판돈이 작았지만 게임이 거듭될수록 판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한 판에 5000만∼1억원을 걸고 골프를 했다.
A씨는 C씨와 이런 방식으로 2년여 동안 수십여 차례에 걸쳐 내기 골프를 해 무려 20억원이란 돈을 잃었고 이 과정에서 B씨는 "C씨보다 골프를 잘 치니 그동안 C씨에게 잃은 돈을 다시 찾아주겠다"며 A씨에게 10억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B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A씨는 수소문 끝에 B씨와 C씨가 한통속이란 사실을 알게 돼 B씨 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결국 B씨와 C씨는 각각 사기 및 상습도박 방조죄와 상습도박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검찰은 A씨도 내기 도박에 동참한 것으로 보고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했고 A씨는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자 "나는 피해자"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조용준 부장판사) 역시 A씨가 내기 골프에서 거액을 잃었지만 사기도박의 피해자가 아니라 상습도박의 공범 인만큼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1심과 같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실력과 상관없이 이기거나 비길 수 있었고 도박이 2년 동안 여러 차례 일어난 점 등으로 볼 때 상습도박 공범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