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정동기 정부법무공단 이사장
●'1등 로펌' 한계
- 고객·수임사건 제한적 '한계'
- 재정확보·우수인력영입 총력
●'국가로펌' 비전
- 헌법·공정거래 등 전문성 강화
- 호주AGS처럼 민간로펌과 어깨
"다시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정부와 공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전력 질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국내 유일의 '국가로펌'인 정부법무공단의 제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정동기(57·사시 18회) 이사장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요즘처럼 바쁘게 지낸 적이 없었다.
서상홍(61·사시 17회) 초대 이사장의 갑작스런 사퇴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던 정부법무공단을 본궤도에 올려 놓아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이사장에 전격 발탁됐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이미 취임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공단의 가장 큰 숙제였던 정부예산 지원을 이끌어냈지만 정 이사장은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공단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1등 로펌'을 만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 이사장은 현재 서울 방배동에 있는 공단 사무실을 오는 8월 법원과 검찰청이 있는 '법조타운'으로 이전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나아가 현재 40여명으로 한정돼 있는 조직 정원을 차츰 늘려나가 조직의 외연을 확대하고 구성원들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국가로펌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다지고 있다.

-서 이사장 사퇴 이후 4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정부법무공단 이사장직에 '구원투수'로 나섰는데 초기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공단에 와보니 재정이 너무 열악했고 각 분야의 베테랑 변호사들이 조직을 많이 떠난 상태였다. 무엇보다 일할 사람을 뽑는 게 시급했기 때문에 인력 충원에 올인했다. 다행히 로펌이나 법제처 등에 근무하고 있던 우수한 경력 변호사 7명이 합류해줘 지금은 변호사가 27명이 있다. 인력이 아직도 많이 모자라기는 하지만 전 구성원들이 '일당백'이란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지난달에 국회에서 정부법무공단에 정부예산을 지원하는 공단법개정안이 통과됐다고 하는데 공단 운영에 달라지는 점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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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공단법은 정부에서 설립 첫해 운영자금 일부를 지원하는 것 외에 정부예산 지원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는 일반 로펌과 자유경쟁을 하라는 얘기인데 우리 조직은 고객과 수임대상 사건이 극히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수임료로 저가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 같은 공단의 어려운 처지와 공익적 기능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된 예산 지원 법안이 지난달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되는 예산을 활용해 우수변호사들을 꾸준히 영입,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시켜 자생기반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 대형로펌과 경쟁하기 위한 차별화된 전력이 있다면
▶정부법무공단은 민·형사 등 모든 소송을 수행하는 민간로펌과 달리 국가소송이나 행정소송, 헌법소송 등 국가행정업무와 관련한 소송 등을 전담하는 로펌이다. 현재 헌법·공정거래·조세금융·건설부동산·국방국제팀 등 각 분야별로 전문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해당 분야의 우순변호사들을 영입하고 변호사들의 전문분야 연구 활동 및 교육지원을 대폭 늘리는 한편 정부부처와의 교류를 확대해 공단만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다.
-명실상부한 국가로펌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우수인력 확보가 관건인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공단 설립 초기 장밋빛 청사진에 따른 과도한 변호사 영입이 재정불안의 원인이 돼 결국 많은 변호사들이 공단을 떠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재정이 튼튼해야 우수인력도 확충해 나갈 수 있는 것이고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조직을 운영할 수 없다. 정부지원이 다시 시작되고 사건 수임을 늘려 재정상태가 나아지면 우수한 인력들이 자연스럽게 공단에 손을 내밀 것이라고 본다.

-취임 이후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인지.
▶취임 이후 처리한 사건 중에 기억에 남는 사건은 로스쿨 선정과 관련된 소송과 과거가 진상규명위원회 소송, 친일파 재산 환수 사건 등이 있다. 이들 소송은 1심에서 승소해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고 현재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국가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247건의 소송과 2300여건의 법률자문, 20건의 연구용역을 수입해 수행했다.
-법조계에서 법률시장 개방이 화두인데 공단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공단의 업무영역이 민간로펌과 달리 국가소송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법률시장 개방에 따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적 흐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단 내에 설치돼 있는 FTA연구센터를 활성화하고 법무부 등 유관기관들과 공동으로 각종 연구 활동을 벌이는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공단 직원들에 대한 보수여건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보수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공단이 일반 로펌과 달리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공단 직원들에 대한 보수여건 개선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성과연봉제를 확대하고 사건 수임에 대한 특별보상금 제도 등을 도입해 문제점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앞으로 재정이 나아지면 보수여건을 개선하고 직원들의 복지증진에도 힘쓸 계획이다.

-장기적인 비전과 지향하는 목표는.
▶정부법무공단은 호주의 'AGS(Australian Government Solicitor)'를 모델로 삼아 설립됐다. AGS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고 국가로펌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1999년부터 정부투자기관으로 민간로펌과 자유경쟁체제로 전환한 이후에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우리가 변호사 수만 400명이 넘는 AGS를 따라가기에는 아직 역부족이긴 하지만 내실을 다져 외연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전문성을 키워 나간다면 아주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AGS와 업무협약을 통해 AGS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사업을 다각화시켜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단순히 소송 대행 업무에서 그치지 않고 각종 정부 정책 등과 관련한 법률적 문제를 연구하고 자문하는 등 '토털법률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좌우명이 있다면.
▶잡보장경(雜寶藏經)의 '무재칠시(無財七施·재물을 갖지 않고 베푸는 일곱 가지 보시)'를 늘 맘속에 되새기며 생활하고 있다. 이 가르침을 습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일상생활은 물론 공단을 운영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