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인사관, "밥 굶고 기다린 아내보고 칼퇴근, 업무집중·생산성이 중요"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의 명함 뒷면에는 "이제는 사람, 입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사람을 단지 자원으로만 바라보면 안되며, 쉼과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환경을 바꿔줘야 한다는 것.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인사관은 인사혁신처가 추진하는 '공무원 저축형 안식월제' 등에서 드러난다. 저축형 안식월제란, 남은 연차휴가를 모아 3~5년마다 한 번씩 쉴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혁신처는 공무원들의 평균 연차휴가 사용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자 잔여일수를 다음해로 이월할 수 있도록 복무규정을 개정키로 했다.
반면, 일할 때만큼은 높은 생산성이 중요하다. 이 처장은 "결혼한 다음 날 늦게 퇴근했더니 아내가 밥을 안 먹고 기다렸다"며 "그 때부터 업무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단 걸 알게 됐고 이후 일찍 퇴근하는 걸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인사전문가 출신인 이 처장은 근무한 지 30년이 넘은 지금도 사람 한 명을 면접 볼 때 굉장히 신중하게 생각한다. 이 처장은 "후배들에게 사람에 대한 고민과 애정 없이는 인사업무를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며 "자리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사혁신에 대한 시도도 과감한 편이다. 전 근무지인 삼성그룹에서 기혼여성 근무자 1호를 만들어 낸 일화가 있다. 이 처장은 "옛날에는 결혼하면 사표를 받는 것이 관행이었는데 기혼여성 직원 1호를 만들어냈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 취임 후에도 여성 인력을 41%까지 늘렸다.
이 처장은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환경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처장은 "사람을 다루는 기본은 강제로 바꾸라고 해서 바뀌진 않는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내부의 환경 변화는 사람을 바꾸게 만든다"고 말했다.